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개최한 ‘2025년 통상여건 및 세계경제 전망’에 대해 세미나에서 발표를 진행한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트럼프 2기 경기부양책 및 관세 인상 조치로 인한 미국 내 물가 인상 및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 고조 위험이 있는 만큼 우리나라는 미국 신정부 통상정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이 2025년 세계경제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5년 세계 경제 성장률 3.0, 美 세계경제 완만한 성장 주도
반도체, 단기 반사이익·중장기 어려워 새로운 성장동력 필요해
車 단기적 타격 불가피, 선박·원전·바이오 美 수요 커 韓 수혜
“트럼프 2기 경기부양책 및 관세 인상 조치로 인한 미국 내 물가 인상 및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 고조 위험이 있는 만큼 우리나라는 미국 신정부 통상정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지난 1월16일 엘타워에서 ‘2025년 통상여건 및 세계경제 전망’에 대해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를 진행한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2025년 세계 경제 성장률 3.0으로 2024년 3.1과 거의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세계 경제의 완만한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인도와 아세안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고용시장이 양호하고, 소비 지출이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재정 지출 투자도 계획에 있어 전반적으로 안정된 한 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에 EU는 2024년에 대한 기저효과로 1.3%의 성장률이 기대되는데 이는 독일 경제 때문으로 독일은 수출이 부진한 상태에서 해외에 의존하는 에너지 문제가 커지면서 0%대의 성장률이 전망되고 있다.
중국은 소비 부진으로 인한 내수 감소로 큰 폭의 감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는 높은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완만한 하락이 예상됐고, 환율은 강달러 압력 속에 미국의 금리인하 시 달러 강세 완화가 예상됐다.
유가는 중동 리스크로 변동성이 확대되나 완만한 내림세가 전망됐다.
2025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며, 트럼프 2기 통상정책이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은 포괄적 감세, 규제 완화, 보호무역주의, 에너지 독립성 강화, 불법 이민 근절 등을 통한 제조업 부흥, 일자리 창출 및 물가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시욱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통상 조치는 틀림없이 있을 텐데 그 실체가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25% 관세를 추가로 올리고, 중국에 대해서도 역시 25%를 부과한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실행될지는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특히 수많은 무역 조치 중 왜 관세인가와 관련해 포괄적 감사나 에너지, 국경 조치는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나 관세 조치는 행정 명령만으로 가능하고, 반세계화 정서를 가진 유권자의 표심 확보, 무역 불균형 해소,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관행 교정, 제조업 일자리 회복 및 재정수입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미국 내에서 관세 인상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집권 초기 감세, 규제 완화 등 핵심 정책에 총력을 집중하고, 보편 관세는 당분간 통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다가 물가 등 거시 경제 여건을 고려해 일정 시차를 두고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한국의 총 수출액이 최대 448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대해 이시욱 원장은 우리나라가 FTA 협정을 맺을 국가임을 내세워 우리나라를 배제해 줄 것으로 요청하고, 미국의 여러 가지 협력 수요에 대해 투자를 많이 하고, 유럽 문제를 희석하면서 관세를 피하는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수지 흑자 순위를 보면 멕시코, 베트남, 캐나다, 일본, 대만 그다음으로 우리나라 정도가 되기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피해 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긍정적인 전망도 보였다.
우리나라 주요 산업별 영향을 살펴보면 반도체는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로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이 가능하나 중장기적으로 중국산 반도체가 우리나라 상품을 빠르게 대체할 가능성이 있어 AI칩과 고성능 메모리 시장에 집중투자 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는 단기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인프라 확대, 배터리 생산 비용 하락 등으로 장기적으로 성장이 전망됐다.
선박은 군함 건조 및 유지, 보수 분야가 매우 유망하나 1920년 존스법 개정 여부가 중요하고, 원전은 전력 수요 급증으로 원전 개발이 불가피한 만큼 미국의 설계기술과 한국의 제조기술 형태의 SMR 공동 개발과 수출 협력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됐다.
바이오는 생물보안법 제정으로 우리나라 CDMO 기업에 반사이익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 약가인하정책으로 바이오복제약 부문도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시욱 원장은 “미국의 낮은 대외의존도를 감안해 볼 때, 감세, 인프라 투자 등으로 탄탄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물가가 안정화되면 보편 관세 부과 등 공격적인 통상정책을 일정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트럼프 2기는 경기부양책 및 관세 인상 조치가 미국 내 물가 인상을 부채질하고, 국가 부채 문제를 더욱 악화시켜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을 고조시킨다면, ‘고물가, 고금리, 강달러’ 상황 재현으로 미국과 세계 경제의 성장을 위축시키는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나라는 미국 신정부 통상정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수립해 대응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지난 수십 년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온 우리 주요 대기업들이 최근 들어 충분한 경쟁력 우위나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고 중국 등 후발 기업들의 기술에 시장 지배력을 잠식당하는 소위 ‘혁신가의 딜레마’ 상황에 놓여 있는 현실”이라며 “중장기적 시각에서 민관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산업 및 기술 기회 포착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계적인 정책 설계 및 시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