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침체 여파로 가전·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전자제품 업계에 찬바람이 거센 가운데 관련 고객사들이 발주를 줄이며 가전·소비자용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주물량이 40% 이상 감소했다는 업계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소비자향 MCU·낸드·D램 전방위 급감, 전장·산업용 칩 유일 호재
가동률 지속 하락, 하반기 소비심리 개선 시 공급부족 재발 우려
세계 경기침체 여파로 가전·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전자제품 업계에 찬바람이 거센 가운데 관련 고객사들이 발주를 줄이면서 가전·소비자용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주물량이 40% 이상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가전제품 등 소비자용 전자제품에 탑재되는 MCU, RF 통신칩 등 집적회로에서부터 낸드플래시·D램에 이르기까지 공급 감소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자 수요 감소가 전자제품 판매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기업들이 완제품 출하를 줄이면서 내년도 반도체 수주까지도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 반도체 부품 1차적 타격 확대
중저가 반도체칩을 공급하는 업체들에서는 지난해 대비 40%까지 고객사 수주량이 떨어졌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 반도체 저점이 확실시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미 지난 8월 중국 반도체 산업은 보급형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인해 가전용 반도체 부품 상가를 중심으로 일부 가격이 최대 80%가량 하락했으며, 주문이 크게 감소하면서 박리다매 형식의 이익을 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2022년 IT산업별/월별 수출 현황 반도체 부품 수출액 추이 (자료-KOSIS)
국내 사정도 좋지 않다. 국가통계포털(KOSIS) ‘IT산업별/월별 수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6,700만달러(약 870억원)까지 기록하던 반도체 부품 수출액은 지난 9월 5,300만달러(약 680억원)로 감소했다. 이는 고점대비 20%가량 하락한 수치이며 6개월 이상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10월 26일 컨퍼런스콜에서 전분기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32%의 영업이익 감소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매출비중 44%에 달하는 컴포넌트 사업부문의 부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MLCC의 평균판매단가(ASP)가 30%가량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컴포넌트 부문에서 출하량이 감소하며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이다. 컴포넌트 부문에서 지난해 95%였던 평균 가동률이 올해는 65%로 감소해 30%의 격차를 보였다.
▲삼성전기 사업 부문별 가동률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기는 “스마트폰·PC 등 IT세트 수요 부진 및 부품 재고조정 영향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30%, 전 분기 대비 18% 감소했다”며 “4분기도 수요 회복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다만 “전장용 제품은 거래선 다변화 및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시장 및 업계의 전반적인 예상은 소비자용 IT제품 수요 약세에 따른 관련 반도체 시장 성장이 2023년 2분기까지는 저조할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모빌리티 및 산업용 등 제품에는 수요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2023년 하반기 소비자 심리가 개선된다면 완제품 제작을 위한 반도체 발주에서부터 출하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지난 반도체 대란이 다시금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 파운드리, 팹리스 수주·메모리 수요 동반 악재
▲TSMC, 2분기 기준 53.4%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 (사진 - TSMC)
지난 28일 디지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TSMC 파운드리 가동률이 80%대로 떨어질 수 있다며 7·6나노미터(nm) 공정에서 가동률 하락폭이 확대되고 5·4나노 공정은 1월부터 매월 가동률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TSMC의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최대 수익원인 게임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51% 급감한 15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거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재고 수준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PC수요 감소 및 암호화폐 채굴시장의 악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1~8월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샤오미, 화웨이 등 중저가 스마트폰 공급 및 수요가 줄어들며 이에 따른 AP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하며 2022년 3분기 기준 1억9,950만 유닛이 출하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 업계도 출하량 감소가 예견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낸드플래시의 3분기 수요 급감으로 인해 시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3분기 비트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6.7% 감소했으며 산업 매출은 전분기 대비 24.3%의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출하량 및 가격이 동시 하락하는 악재로 인해 마이크론, 삼성전자, 웨스턴디지털 등의 공급업체에서 타격을 입고 있다. △삼성전자는 서버 수요 둔화에 따른 기업용 SSD 출하량 감소 △웨스턴디지털은 출하량과 ASP 급락에 큰 압박을 받으며 전 분기 대비 매출이 28% 감소 △마이크론은 자동차 메모리 솔루션에서 매출이 상승하는 기염을 토한 반면 데이터 센터용 및 산업용 IoT 등에서 부진하며 매출 감소 등의 동향을 보였다.
▲3분기 기준 글로벌 D램 공급업체 상위 6개사 (자료 - 트렌드포스)
대만의 D램 공급업체인 난야(Nanya)는 3분기 상위 6개 D램 공급업체 중 가장 큰 매출 감소를 보였는데 전 분기 대비 40%에 달하는 매출 타격을 입었다. 이는 소비자 D램과 중국 본토 고객사 기반으로 D램 판매 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상위 6개 D램 공급업체는 평균 28.9%의 매출 하락을 보였으며 이들은 감산과 투자 축소, 첨단 공정 도입 연기 등으로 재고 수준에 대응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외에도 레거시 공정에서의 수주도 줄어들고 있어 국내는 DB하이텍 등의 8인치 파운드리를 보유한 공급업체 동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