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는 현 유예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중국에서의 사업 지속은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김창욱 보스턴 컨설팅 그룹 상무이사가 발표하고 있다.
美, 수 십억불 손실 속에서도 中 자립 견제
中 자립 시 반도체 시장 붕괴 가능성 존재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는 현 유예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중국에서의 사업 지속은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김창욱 보스턴 컨설팅 그룹 상무이사는 1일 세미콘 코리아 마켓 트렌드 포럼에서 ‘미중 갈등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하며 반도체 시장의 50%에 달하는 중국의 자립을 제재하기 위해 미국의 중국 견제는 계속될 것이며 당분간은 현 유예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이 군사 정보와 같은 미국의 정보를 빼간다는 우려가 발생함에 따라 중국 기업들에게 슈퍼 컴퓨터나 AI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팔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뒤로 차츰 통제 기업을 늘려갔다.
지난해 여름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 미국의 對 중 수출 거래 제한 기업 리스트)를 대폭 확대하며 현재 제한 기업은 900개에 달했다.
또한, 미국은 제품을 넘어 기술의 범위를 지정해 14나노, 3D 핀펫에 해당하는 로직 공정, 128단 이상 낸드 등과 더불어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제품과 장비도 통제하겠다고 나섰다.
김창욱 상무이사는 미국의 조치에 대한 의견 중 중국의 정치적인 군사 안보적인 발전을 막겠다는 연구도 있으며, 대중 무역 적자와 반도체 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수출 통제에도 중국은 자체적으로 혹은 다른 나라로부터 전체 수요의 77% 내외를 소화할 수 있기에 미국의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 결과 미국은 중국 내에서 생산을 하고 있는 해외 기업들에게도 똑같이 미국산 장비를 수출할 수 없다는 강수를 두게 된 것이다.
지난해 10월 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기업이 중국 반도체 생산 기업에 장비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발표한 데 이어 중국에 공장을 둔 다국적 기업의 수출건도 하나 하나 허가 받아야 된다고 발표했다.
5일 후 1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년간 생산공장에 수출 통제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재발표한 바 있다.
1년 유예됐으나 이러한 미국의 행보에 삼성, SK하이닉스 등과 연관이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큰 우려를 표했었다.
이런 영향으로 중국 난징에 팹이 있는 TSMC, 삼성과 SK하이닉스 등은 미국에 팹을 건설하겠다는 계획들에 대한 소문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공격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도 마냥 이득만 보는 것은 아니다.
김 상무이사는 엔비디아로 점철되는 미국의 칩 기업들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와 하이엔드 서버급으로 판매하지 못하게 되면서 10억~3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장비사들도 마찬가지다.
중국 반도체사에게 장비를 공급하는 것이 중단되며 장비사들은 연 매출 규모의 30% 정도인 50~11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장비사들에 대한 통제는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끼친다.
중국으로 들어가는 미국의 장비들의 끊기면서 전체적인 공급망의 문제로 인해 한국은 30억달러, 일본은 5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중국 팹의 경우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200~300억달러까지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김창욱 상무이사는 앞으로의 전망으로 몇 가지 시나리오 중 유예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이상적이며 가능성도 높다고 점쳤다.
중국에서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수요는 50%에 육박하는데 완전한 자립이 이루어질 경우 기업들의 손실은 막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어 중국이 완전히 자립에 나설 경우 공급망에 대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반도체 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 있어 중국의 수요가 유지되며 내재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으로의 사업 지속에 대해 많은 질문이 쏟아지는 가운데 김 상무이사는 지양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가 레거시 기술로는 전환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지속성에는 큰 영향이 없겠으나 위험부담은 여전히 존재하며 사업 관련 업체가 엔티티 리스트에 등록될 경우 거래가 끊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발표 막바지에 “컨설팅을 하다보면 코로나19, 미중 분쟁에 대해 예측하지 못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이야기를 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각 기업들은 어떤 액션들에 대해서도 완충할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기업들에게 조언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