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 기술이 첨단 노드에 적용되며 반도체 스케일 다운이 3나노미터대에 이르렀다. 회로 미세화에 따른 모세관 현상과 파티클 문제는 수율에 악영향을 끼치며 디펙트 관리를 위한 세정공정에서의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최근 차세대 반도체 세정기술이라고 불리는 초임계 세정기술의 중국 유출 사건과 더불어 초임계 세정을 둘러싼 주요 반도체 장비사들의 동향을 살펴봤다.
세메스, 중국 기술 유출에 내상
TEL, 초임계 건식 기술 로드맵
DNS, “초임계<승화 건조 유리”
EUV 기술이 첨단 노드에 적용되며 반도체 스케일 다운이 3나노미터대에 이르렀다. 회로 미세화에 따른 모세관 현상과 파티클 문제는 수율에 악영향을 끼치며 디펙트 관리를 위한 세정공정에서의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최근 차세대 반도체 세정기술이라고 불리는 초임계 세정기술의 중국 유출 사건과 더불어 초임계 세정을 둘러싼 주요 반도체 장비사들의 동향을 살펴봤다.
▲세메스 초임계 세정장비 Super Crystal(사진:세메스)
반도체 공정 미세화와 3D 구조로의 추세가 확대될수록 CMP공정도 확대 적용되며 웨이퍼 상에 남은 슬러리 찌꺼기와 파티클을 제거하기 위한 세정공정이 포스트 CMP 세정공정으로 분류할 만큼 중요성이 높아졌다.
더불어 공정 복잡도가 증가하면서 세정공정의 횟수도 점차 증가했다. 소자가 극도로 미세해지고 종횡비가 극한까지 올라가는 추세 속에서 습식세정 중 낮은 표면장력에도 구조가 무너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업계는 기체 수준의 낮은 표면장력과 물질 전달속도가 빠른 초임계 유체를 활용한 건식 솔루션을 선단 공정에 도입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 세계 최초 세메스, 中에 기술 유출…테스 초임계는 함흥차사
▲세메스 천안 사업장(사진:세메스)
세메스는 2018년 이산화탄소 슈퍼 크리스털 세정 건조 장비를 삼성전자에 공급해 화제를 끌었다. 세계 최초로 초임계 CO2 세정 장비를 삼성전자 10나노급 D램 공정에 공급했다.
글로벌 세정장비 시장은 47억달러(한화로 약 6조2,200억원) 규모로 세메스는 2021년 기준 매엽식 세정장비에서 2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약진을 보였다. 일본 기업 비중이 높은 세정 장비 시장에서 드라이 클리닝 개발과 상용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어 신규 시장에서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세메스는 삼성전자의 자회사이자 도쿄일렉트론(TEL)을 대체하는 자급 역량 강화 기조 속에서 삼성전자에 반도체 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며 2021년 연 매출 3조1,280억원을 기록해 국내 첫 3조 매출 장비사로 이름 올렸다.
이랬던 세메스가 최근 중국에 초임계 세정 기술을 유출한 전 직원 등 7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으며 세메스의 기술 유출 건이 다시금 조명됐다.
국가 핵심기술로 평가받는 세메스의 초임계 세정장비의 핵심도면을 퇴직한 세메스 전 연구원 A씨와 협력사 대표 B씨가 유출해 브로커를 통해 중국에 넘긴 것이다. 업계는 초임계 기술 개발에만 350억원에 달하는 연구 투자비용이 들었으며, 기술유출로 떨어진 시장경쟁력으로 인해 장비 수주가 10%만 줄어도 연간 400억원이 넘는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1년 9월경 A씨는 중국 민간 반도체 업체에 초임계 세정장비 10대를 대당 247억원에 제작·납품한 뒤 빼돌린 기술을 이전하기로 협약했으나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며 실제 납품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메스는 이러한 사건을 겪으며 내부적으로 강도 높은 보안절차 강화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초임계 건식 세정장비를 비롯해 식각과 노광 장비 등에서 세메스는 삼성전자란 든든한 수주처를 바탕으로 용인에 2,083억원을 들여 신규 R&D센터를 구축하며 차세대 장비 경쟁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절치부심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2020년 산업부가 3년 간 총 45억원 규모 이내의 정부출연금을 지원하는 ‘차세대 반도체용 친환경 고속 치환형 초임계 세정 장비 개발’ 과제에 테스가 주관기업으로 참여하고 △나노종합기술원 △나인벨 △한울엔지니어링이 수행기관으로 함께한 국책과제가 2022년부로 종료된 것으로 확인되지만 이렇다 할 연구개발 결과 소식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최근 몇 년간 △10나노급 세정 기술 △CMP 슬러리 관련 기술 △ASML의 중국 현지 독점 기술정보 등 유출 사건이 직·간접적으로 중국과 연관되며 반도체 자립을 위한 첨단 공정 굴기가 기술 탈취를 자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디벨로퍼 설비 최강자 TEL, 초임계 로드맵 공개
▲초임계 건조 기술(자료:TEL)
세정 장비 시장에서 25% 점유율을 차지하며 글로벌 세정 2인자인 도쿄일렉트론(TEL)은 2021년 전세계 전공정 반도체 장비 업체 가운데 매출 3위를 기록하는 기업이다.
TEL은 세메스의 뒤를 이어 2021년 1월 초임계 유체를 이용한 건식 세정 시스템인 CELLESTA SCD를 출시했다. 기존 단일 웨이퍼 세정 시스템 라인에 초임계 기술 포트폴리오를 추가하며 반도체 스케일링에서의 다층 구조 및 모세관 현상 등 패턴의 불량을 최소화해 선단 공정에서의 수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TEL은 회계연도 2022년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에서 TEL의 높은 실적에 기여한 요인으로 에칭 공정에서 낸드플래시 슬릿(Slit) 신규 POR 인수와 패턴 붕괴를 방지하는 초임계 건식 기술 세정 시스템을 양산에 적용한 점을 손꼽았다. 업계에선 “TEL 장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들릴 만큼 시장의 TEL 장비기술 신뢰성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건조 기술 로드맵(자료:TEL)
TEL은 IPA(Isopropyl alcohol) 세정에서 초임계 건식 세정으로의 기술 로드맵을 2021년 밝힌 바 있는데 D램 STI(Shallow Trench Isolation) 및 커패시터에 이미 초임계 유체 건조가 적용됐으며, △로직 디바이스에서 나노시트 구조 기반 MBCFET 공정에서 2025년부터 적용 △3D 낸드 RG(Replacement Gate)에서 2025년 이후 초임계 기술 적용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TEL은 “초임계 건조가 커패시터 전극과 같은 복잡한 구조 및 PCRAM(상 변화 메모리) 메모리 셀과 같은 깨지기 쉬운 구조를 포함해 광범위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DNS, “초임계 경제성↓, 승화 건조로 승부”
▲액상 증착에서의 승화 건조(자료:DNS)
초임계 세정장비는 현재론 세메스와 TEL이 유일한 공급업체로 존재하는 가운데 일본의 반도체 장비사인 다이닛폰스크린(DNS)은 초임계 대신 승화(Sublimation) 건조 방식으로 선단 공정에서의 세정 기술 승부를 보려고 하고 있다.
현재 핀펫(FinFET) 공정에서는 IPA 건조가 최신 기술인 가운데 3D 구조에서 패턴 불량을 초래하는 표면장력 없는 세정·건조 및 나노입자 세정을 위한 차세대 기술에 △초임계 △승화 이 두 가지 방식이 제시된 것이다.
초임계 이산화탄소는 이미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칩 제조사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DNS 관계자는 “이는 가열을 위해 훨씬 더 높은 압력과 에너지를 사용해 상대적으로 느리고 더 높은 비용을 요구하기에 궁극적으론 IPA 건조 및 승화 기술의 해법을 통해 대량양산에서 더 비용 효율적인 것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DNS는 지난해 9월 IR 질의응답에서 “초임계 건조가 경제적으로 스케일링을 달성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며 승화 건조 후 잔류물에 대한 우려에 “현재 협력사와의 공동 개발로 청정도를 상당히 개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승화 건조는 기존 장비 플랫폼을 사용해 초임계 대비 상대적으로 간단한 구조와 CO2 소비 및 운영 비용과 같은 부수적인 비용들이 추가되지 않아 대량생산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DNS는 초임계를 승화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GAA 나노시트와 이후 2나노 이하 공정에서 쓰일 포크시트 등 선단 공정에서의 스케일링을 고려하면 세정기술에서 나노 수준에서의 컨트롤이 관건일 전망이다. 초임계와 승화 건조 간 헤게모니 싸움에서 어느 기술이 선단 공정의 주인공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