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강화 속에서 중국이 반도체 국산화를 지속하려는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특수가스를 비롯한 소재 분야의 경쟁력이 더욱 강력해져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中 특수가스 신규 증설 가속, 자급자족 넘어 본격 수출
日 반도체 쇠퇴 불구 소재 장악, 반면교사 삼아 대비 必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강화 속에서 중국이 반도체 국산화를 지속하려는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특수가스를 비롯한 소재 분야의 경쟁력이 더욱 강력해져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반도체용 특수가스 및 소재부품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용 소재부품 개발 및 공급 수준이 자급자족 수준으로 상당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해졌다.
반도체용 특수가스의 경우 이미 모든 종류의 특수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삼불화질소(NF3)도 우리나라 수준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의 특수가스 업체인 HaoHua Chemical도 삼불화질소(NF3) 6,000톤과 반도체용 고순도 암모니아(NH3) 4,000톤을 증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중국 철강산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제논(Xe), 크립톤(Kr), 네온(Ne), 헬륨(He) 등 희귀가스를 얻기 위해서 대형의 산소(O2) 및 질소(N2) ASU의 신규 건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렇게 생산된 특수가스는 우리나라로 대량 유입되고 있는데, 기존의 우리나라에서 물량이 부족했던 제논, 크립톤, 네온 등 희귀가스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산 유입량이 급증했다.
또한 저메인(Ge) 등을 비롯한 기타 반도체용 특수가스들도 수많은 중국산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특수가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중국 수출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국내 사용량이 많기도 하지만 국내 메이저 특수가스 업체의 경우 미국 수출 규제 등으로 인해 중국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소규모 업체의 경우 중국 수출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이미 중국이 내재화를 완료해 중국의 값싼 제품을 우리나라로 수입해 파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 희귀가스의 경우 포스코가 중국 중타이 크라이어제닉 테크놀로지와 합작하며, 중국 기술이 국내에 도입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EMI가 분석한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포함한 반도체 소재시장 동향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소재시장은 2022년 129억7,000만달러에서 0.9% 증가한 2023년 130억8,5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하지만 우리나라는 2022년 129억100만달러에서 18% 감소한 2023년 105만7,500만달러 시장으로 후퇴했다.
향후 반도체 소재 사용량을 좌우할 장비 구매 비중도 중국은 지속 늘고 있다.
2024년 ASML의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대상 장비 판매가 전분기 39%에서 2024년 1분기 49%까지 비중이 늘어나며, 사실상 ASML에서 출하되는 제품 가운데 절반이 중국에 팔렸다.
또한 SEMI가 발간한 2023년 글로벌 반도체 장비 지출에 따르면 2022년 282억7,000만달러에서 29% 증가한 2023년 366억달러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반도체 투자를 바탕으로 중국은 2026년 8인치 웨이퍼 반도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2%, 월 170만장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구형 반도체 생산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5월14일 미국 정부는 중국산 반도체에 대해 2025년까지 현행 25% 수준의 관세를 50%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러한 조치를 위하며 향후 3∼5년간 특정 레거시 반도체 제조 신규 생산능력 절반 가까이 중국이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의 반도체 시장은 본격 확대가 기정사실로 되고 있으며, 향후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등과 첨단 반도체 시장 확보를 위한 치열한 싸움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반도체 경쟁 속에 특수가스를 비롯한 소재부품에 대한 기술력과 생산 규모는 성장할 것이고, 중국의 반도체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이 부분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물량을 앞세워 국내 특수가스 및 반도체 소재 업체들을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몇 년 전 우리나라는 일본의 불화수소 수출 규제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불화수소 국산화를 이뤘는데, 이와 같은 경험을 중국도 하리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일본은 반도체 산업이 쇠퇴했어도 소부장에서만큼은 아직도 세계 최고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처럼, 중국도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망하더라도 반도체 소부장은 굳건히 살아남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이에 반도체 특수가스 업체를 비롯한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은 앞으로 밀려올 중국 업체들의 파상공세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