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인구 유출과 국가 인구 감소로 지방 소멸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 제 2의 도시인 부산마저도 인구 유출로 청년 인구가 줄어들며 ‘노인과 바다’라는 오명을 얻은 상황 속에서 지역 산업이 지역 성장과 인구 유출 억제 및 인구 유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산업이 위치한 지역에서는 인구 유입 증가와 고용창출 효과, 세수 유입 증가, 정책 지원 등의 긍정적인 요인들이 도시 성장을 촉진했다. 반도체 중심이 되고 있는 일본 규슈 사례와 한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용인-화성-평택 등의 사례는 반도체-지역 성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용인시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 / (사진:삼성전자)
日 규슈 지역, 반도체 중심 지역 발돋움
韓 용인-화성-평택 반도체벨트 성장세↑
반도체 산업, 세수·고용·인구 긍정 효과
청년 인구 유출과 국가 인구 감소로 지방 소멸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 제 2의 도시인 부산마저도 인구 유출로 청년 인구가 줄어들며 ‘노인과 바다’라는 오명을 얻은 상황 속에서 지역 산업이 지역 성장과 인구 유출 억제 및 인구 유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산업이 위치한 지역에서는 인구 유입 증가와 고용창출 효과, 세수 유입 증가, 정책 지원 등의 긍정적인 요인들이 도시 성장을 촉진했다. 반도체 중심이 되고 있는 일본 규슈 사례와 한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용인-화성-평택 등의 사례는 반도체-지역 성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日 규슈 반도체 산업, 인구 감소 방어
▲일본 인구감소율 예상치 / (자료:KDB미래전략연구소)
한국의 미래 지표인 일본의 사례 가운데 규슈 반도체 산업 육성이 대표적인 지역성장 사례로 손꼽힌다. 현재 규슈는 일본 내 집적회로(IC) 수출액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써 전국 점유율 54.7%를 차지하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서 발간한 ‘규슈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성장 사례’ 이슈 브리프에 따르면, 일본 규슈는 ‘산업 기반을 활용한 산업정책으로 최근 반도체 관련 산업이 급격히 성장했다’면서 ‘첨단산업 활성화에 따른 인구감소 속도가 타지역에 비해 나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일본 대부분의 지역은 2045년까지 20% 이상의 인구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규슈의 주요 지역인 후쿠오카현 및 구마모토현은 각각 10.7%와 19.2% 감소가 예상돼 20~30%에 육박하는 인접 지역 대비 상황이 나은 편이다.
규슈는 일본에서 반도체 산업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과거 2002년 규슈 실리콘 클러스터 계획을 시작으로 최근 4.4조원의 보조금을 들여 TSMC 규슈 공장을 유치했다. KOTRA에 따르면 규슈에 진출한 TSMC 기존 대만 거래처 기업에는 △하메스 에피테크 △가등정밀 △노스엔지니어링 등이 있다.
더불어 일본기업들도 후쿠오카 및 구마모토로 진출하고 있으며 소재/장비사들의 규슈 지역 진출이 활발하다. 일례로 SUMCO는 가동 중인 웨이퍼 공장 7개 중 5개가 규슈 지역에 소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규슈 지역의 반도체 관련 물동량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카타항이 3년간 일본 내 가장 많은 반도체 웨이퍼 수출통로 역할을 맡고 있으며 반도체 장비 관련 수입 실적에서도 2022년 수입액 기준 5,800만달러 수준에서 2023년 2억4,300만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김현정 KDB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 연구원은 “규슈가 산업용 첨단 반도체 신규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우리나라도 지역성장 측면에서 규슈 사례처럼 지역별 특성과 산업기반을 활용한 지역산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 반도체 특수 용인·화성‘특례시’, 한국의 실리콘밸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 (자료:SK하이닉스)
국내 반도체 기업의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화성 △평택 △기흥(용인)과 △이천 △청주에 제조 팹을 구축해 가동하고 있다. 특히 용인은 최근 이슈가 되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구심점으로써 삼성과 SK 양 사의 팹이 모두 구축될 예정이다.
화성은 삼성전자 S3·4라인이 들어선 곳으로 2025년 화성특례시 승격을 앞두고 있다. 화성시의 인구추이는 2010년 약 50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인구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삼성전자 S3라인이 2012년 착공된 이례 꾸준히 유입 인구가 증가해 2배가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의 선단 공정 제품을 생산하는 S5·6 라인의 평택은 2019년 이전에는 50만명 이하의 인구 수에서 최근 63만명을 웃돌면서 급격한 유입 인구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화성 EUV 라인 완공을 기점으로 관련 협력사들의 입주 또한 마무리됨에 따라 지역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진단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는 차세대 HBM 생산과 EUV 기술 등이 도입된 팹으로 2015년 준공한 M14에 이어 최첨단 설비들을 갖춘 M16까지 완공해 통해 지역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이천의 인구 수는 2013년 8만명 이하에서 2022년 현재 10만명 규모로 성장했다.
이처럼 도시의 위치·규모는 각기 다르지만 반도체 산업을 품고 있는 도시들은 큰폭의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경기침체에 따른 메모리 불황으로 올해 수원·용인·화성·평택시 등이 세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 보릿고개만 넘기면 지자체들의 반도체 특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4년 7월 수출입 동향에서 반도체 수출은 112억달러로 지난달 대비 50.4% 증가했다. 이는 9개월 연속 증가세이자 4개월 연속 50% 이상 상승폭으로, 사실상 지난 3월만을 제외하면 올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모두 플러스 50% 기록인 셈이다.
반도체 호황 소식에 세수 풍년을 기대하는 지자체와 반도체 일자리로 몰리는 청장년, 반세권(반도체 세권)에 뜨거운 부동산 열기 등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도시가 활기를 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