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랜은 무선 통신장비의 HW와 SW를 분리하고, 프런트홀 인터페이스와 기지국의 OS를 개방형 표준화함으로써 서로 다른 제조사의 장비의 상호 연동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오픈랜 기술의 장점이 5G 특화망 구축에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정 산업 및 기업의 요구에 따라 통신장비를 특정 환경에 맞게 구성하는 데 용이하고, 중소기업이 장비 가격에서 경제성을 확보해 5G 특화망 도입이 쉬워진다는 이유에서다.
오픈랜, 中企 5G 특화망 ‘열쇠’
중소기업 5G 통신장비 개발 환경 촉진
정부 27년까지 오픈랜 기술 개발 추진
이통 3사 5G 오픈랜 기술 고도화 각축
▲SKT가 5G 오픈랜 인빌딩 실증망을 구축했다
오픈랜 기술 구현이 중소기업의 5G 특화망 구축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빔포밍 기술이 본격 도입됨에 따라 5G 기지국 개발의 복잡도가 증가하고, 장비 개발 생태계는 소수의 글로벌 대기업 위주로 폐쇄화 됐다. 공장 등 산업에서 5G 특성을 활용한 솔루션 개발이 더욱 어려워진 실정에서 오픈랜(개방형 무선접속망, Open-RAN) 개념이 등장했다.
오픈랜은 무선 통신장비의 HW와 SW를 분리하고, 프런트홀 인터페이스와 기지국의 OS를 개방형 표준화함으로써 서로 다른 제조사의 장비의 상호 연동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네트워크를 가상화해 통신장비의 HW 종속성을 탈피하고 SW 업데이트만으로 기지국 연결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는 6G로의 진화를 위한 필수 기술로도 지목되고 있다.
오픈랜은 무선접속망(RAN)을 무선 장치(RU)와 분산 장치(DU), 중앙장치(CU)로 분리해 독립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기존에는 장치 간 연결 시 통신장비 제조사를 통일해야 했으나, API의 개방성을 특징으로 하나의 장비에 종속되지 않아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장비 간 호환이 가능해지면 특정 제조사의 장비의 모듈식 설계가 가능하다. 업계 전문가는 “기지국을 구축하기 위한 설비 투자 규모도 작아져 기존 대비 가격을 최대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오픈랜, 중소기업 5G 통신장비 개발 촉진
▲8월 23일 개최되는 제1회 글로벌 OTIC 서밋
최근 업계에서는 오픈랜 기술의 장점이 5G 특화망 구축에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정 산업 및 기업의 요구에 따라 통신장비를 특정 환경에 맞게 구성하는 데 용이하고, 중소기업이 장비 가격에서 경제성을 확보해 5G 특화망 도입이 쉬워진다는 이유에서다.
6G포럼 장경희 집행위원장은 “통신장비는 동작 호환이 이뤄질 경우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으며, 비용 면에서 장비를 단독 제작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게 오픈랜이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책적 입장에서 자율주행, UAM 등 이종 산업 기술에서는 부처가 달라 확산의 어려움을 겪는데, 오픈랜을 통해 극복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5G 특화망(이음5G)은 28GHz 600MHz폭과 4.7GHz(Sub-6GHz) 대역 100MHz폭을 할당받아 민간 기업이 자체 5G망을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도입됐다. 5G 특화망은 이통사가 5G망 자원을 활용해 구축해주거나 기업이 Wi-Fi망을 구성하는 등의 방법이 있으며, 기업의 규모 및 전문성과 관계없이 모든 업체가 신청할 수 있다.
직접 건물 및 시설 공간에 5G 망을 구축할 수 있는 특징 덕분에 다양한 형태의 5G 솔루션이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SK네트웍스서비스, CJ올리브네트웍스 등 주파수 할당 사례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5G 특화망 정책에도 통신장비의 높은 설치 비용이 단점으로 작용해 중소기업에서의 수요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었다. 5G 특화망 주파수를 할당 받는 대부분의 업체는 설비를 구축할 수 있는 대기업이다.
결국 오픈랜 기술이 활성화돼 장비 구축 비용이 감소되면 이통사의 부담이 덜어질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은 5G 특화망 도입 진입 장벽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5G 특화망이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특화망 사업자나 기업이 특화망을 직접 구축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이통사가 아닌 경우, 5G 기술 및 주파수의 활용을 통해 중소기업 단독 사업화가 어려웠다. 기존 통신장비는 5G 코어, RU, DU, RU 등 최신 기술이 집약돼 많은 비용과 투자를 요해 대기업만이 상용화가 가능했다.
오픈랜 얼라이언스의 개방형 프런트홀 규격 표준화는 중소기업의 5G 기지국 장비 개발 환경을 촉진한다. 개방화 규격이 제정돼 RAN 장비 산업 진입장벽이 낮아져 중소기업의 RAN 장비 개발 참여 및 공급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개방형으로 특화망을 구축할 경우 다양한 규모, 환경에 따라 망을 구성할 수 있고, 폐쇄적인 망을 탈피해 개방화함으로써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즉, 5G 특화망 구축 사례 증가와 함께 개방형 5G 프런트홀 시장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중소기업도 개발 및 상품화가 가능해 시장 진입 및 생태계 조성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정부와 이통3사 오픈랜 기술 육성 적극
▲LG유플러스가 실내외 오픈랜 장비 테스트를 완료했다
정부와 이통3사는 오픈랜 기술 육성에 적극 나섰다. 과기부와 SKT, KT, LG유플러스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장비 제조사는 오픈랜 민간협의체를 7월 중 출범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다.
K-네트워크 2030에 따르면, 정부는 24년부터 27년까지 중소기업 중심으로 본격 오픈랜 핵심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장비와 부품, SW까지 테스트 베드를 구축해 오픈랜 장비 및 기술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우리나라에 아직 미비한 국제 인증 체계를 구축해 오픈랜 장비의 글로벌 시험 인증 자격을 확보하고, 국가 연구개발망을 활용한 시험 실증 환경을 제공한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엔비디아, 페이스북, 구글, 인텔 등도 이통사업자를 제외하고 이통통신망에서 OS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오픈랜 얼라이언스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 삼성전자, 케이엠더블유, 에치에프알 등 장비 제조업체도 오픈랜 얼라이언스에 참여해 국내 중소기업의 판로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통3사는 오픈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지난 6월 국제 오픈랜 표준 기구 ‘오픈랜 얼라이언스(O-RAN Alliance)’에서 개최한 ‘플러그페스트 Spring 2023’에 주관사 자격으로 참여해 오픈랜 5G 가상화 기지국의 멀티 벤더 연동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SKT는 지난 오이솔루션과 포인투테크놀로지와 공동으로 11일 5G 기지국의 DU와 RU를 연결하는 망인 프런트홀의 고속 전송 파장 확대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개발한 기술로 25Gbps급 전송속도를 사용할 수 있는 파장 대역을 증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 3월에는 국내 중소기업과 오픈랜 기술 협력을 위한 5G 오픈랜 인빌딩(실내) 실증망을 구축하고, 안정적인 서비스 연동 품질을 확인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노키아, 삼지전자와 협력해 옥외와 실내에서 5G 오픈랜 기술 고도화를 위한 장비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LG유플러스를 비롯한 3사는 옥외 환경에서 노키아의 O-DU(분산장치)와 삼지전자의 O-RU(안테나) 장비를 활용, 각자 다른 제조사의 장비 간 연동에 성공했다. 그동안 국내 오픈랜 연동 테스트가 실내에서만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옥외 테스트를 통해 LG유플러스는 오픈랜 활용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해외에 비해 오픈랜 기술 상용화의 속도는 더딘 상황이지만, 정부와 이통3사는 강력히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다. 개방형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통한 중소기업의 조속한 5G 사업 진출을 비롯해 6G 시대의 개막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