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 세계적으로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시장 선점 열풍은 새해에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심항공교통(UAM)은 전기 구동 비행체 기반 항공 이동 서비스다. 도심에서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다양한 육상 교통수단과 연계가 가능한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항공, 자동차,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의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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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수퍼널
K-UAM 1단계 실증 돌입
이통·제조·건설·지자체...UAM 제반 마련
수퍼널, MS Azure 비행시뮬레이션 활용
2025년 상용화, "장기적 시각 필요"
정부가 발표한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 세계적으로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시장 선점 열풍은 새해에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심항공교통(UAM)은 전기 구동 비행체 기반 항공 이동 서비스다. 도심에서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다양한 육상 교통수단과 연계가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항공, 자동차,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의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가 될 것이다.
차세대 항공 수단 미래항공모빌리티(AAM)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지역 간 항공 모빌리티(RAM, Regional Air Mobility) 모두를 포함하는 뜻이다. 현대차를 비롯해 업계에서 좀더 넓은 범위의 뜻으로 AAM을 쓰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20년 70억 달러였던 세계 UAM 시장이 매년 30% 이상 성장해 2040년 1조 4,740억 달러(약1,879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 정부, 올해 K-UAM 실증 본격
국토부는 지난 12월 21일 ‘UAM Team Korea(UTK)’를 열고, ‘25년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 실현을 위해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실증사업(그랜드챌린지)을 본격 추진했다.
각 컨소시엄은 실증 1단계(’23~’24, 전남 고흥)를 통해 안전성을 검증하고, 동시에 UAM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 등 지상 인프라를 구축해 UAM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국토부는 민간의 요구를 반영해 올해 8월부터 24년 12월까지 실증기간을 17개월로 늘렸다. 24년부터는 수도권에 조종사가 탑승한 기체가 비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속한 상용화 지원을 위해 실증·시범사업에 규제특례도 논의됐다.
과기부는 지난 12월 ‘2023년 공공용 주파수 수급계획’을 발표해 도심항공교통의 안전한 운항을 위한 보조항법 장치, 기후·지리·공간 정보 수집을 위한 위성과 한국형 지능형 항로표지 등 다양한 분야로 주파수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12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드라이 런’ 수행을 위해 손을잡았다. 드라이 런이란 개활지 및 도심에서 UAM 본격 실증시험 전 사전 구축환경을 검증하는 것으로, 향후 실증시험 수행에 필요한 인프라 성능을 점검하고, 전남 고흥에서 자료를 수집 및 분석하게 된다.
■ 하늘길 두고 업계 경쟁 치열
국토부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실증사업(그랜드챌린지)을 본격 추진하며, 통신 3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항공기, 교통관리, 버티포트 등 관련 UAM 기술 연구 및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통합실증 컨소시엄 참여기관(22.12월 기준 과기부 자료)
주요 컨소시엄으로는 △SKT는 티맵모빌리티,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기상산업기술원 △KT는 현대차, 대한항공,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LGU+는 제주항공,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 파블로 항공, 카카오모빌리티, GS건설 등이다.
이외에 3개의 컨소시엄과 단일 컨소시엄도 기술 개발에 뛰어 들었다. △롯데는 민트에어, 모비우스에너지, 스카이웍스, 롯데건설 등 △켄코아 에어로스페이스는 AstroX, 대우건설 등 △GS ITM는 다보이앤씨, 볼트라인 등과 함께 한다.
SKT는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운항 교통관리 시스템 등 UAM 서비스 전반을 담당하는 통합 제공자로서, 조비 에비에이션과의 협력으로 기체 및 운항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사피온은 AI 반도체를 적용한 전력 공급 기술을 지원한다.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2023에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를 통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KT와 SKT는 작년 UAM 전용 5G 항공망 구축을 완료하고, 성능 검증을 마쳤다. UAM 운항 고도인 고도 300-600m에서 안정적인 통신 품질을 유지해 1단계 실증 비행항로 중 일부 구간에 5G 상공망을 구축하게 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작년 11월 독립 법인 이름을 ‘수퍼널’로 확정하고, LA시, 롤스로이스를 비롯해 국내컨소시엄을 구축해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2028년 미국에서 UAM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2030년 이후 지역 간 항공모빌리티(RAM) 기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지난 3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차세대 항공 수단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개발을 위해 협력키로 밝힌 바 있다. 수퍼널은 Microsoft Azure의 클라우드 컴퓨팅 성능을 활용해 자율비행, 3D 비행 테스트 및 시뮬레이션, 기체 제조·서비스 등을 협력해 AAM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롯데건설, 현대건설 등은 수직 이착륙장 버티포트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롯데건설은 관광 인프라 시설이 주요 여점과 기존 교통과 연동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상 중이라 전했다. 현대건설은 ‘2022 K-UAM Confex’에서 국내 UAM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한국형 버티포트를 최초 공개하기도 했다.
■ 지역 단위 UAM 개발 각축전
전국 지차제에서도 UAM 사업 구상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11월 '2022 K-UAM 콘펙스'를 개최해 인천시의 UAM 상용화 선도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인천시는 관광형 모델로 시작해 다수 섬에서의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실증을 진행하며, 세계 도시·기업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UAM 상용화를 위한 도시 수용성 향상을 추진하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SKT 컨소시엄과 MOU를 맺은 대구시
대구시는 지난 11월 SKT의 컨소시엄에 참여해 UAM 실증 및 시범사업에 필요한 제반 서비스 및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구시는 버티포트 운용 부지 및 시설 등의 인프라를 제공하고 인허가·행정지원 등 사업 추진을 위한 정책 기반 조성에 나서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도 지난 9월 SKT와 함께 제주공항과 주요 관광지를 잇는 시범운행 서비스를 위해 버티포트(이착륙장)와 UAM 교통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고 전했다.
우선 관광형 모델부터 선보일 계획으로, 제주공항을 기점으로 서귀포 성산과 중문, 한라산 백록담 등을 잇는 버티포트를 공항 근처에 설립한다는 설명이다.
■ 2025년 상용화, 가능한가
정부는 2025년 목표하고 있는 가운데, 상용화가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교통 수단임 만큼 안전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는 반면, 현재로서는 탑승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이 수반되고 있다.
UAM과 같은 신산업 도입을 위해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논의에 따라 업계가 연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UAM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소거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은 연구 및 개발을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에 따르면 우리나라 UAM 자체 기술력은 세계의 60~70% 수준이라는 평가에 그쳤고, 해외 업체로 서비스 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현대차 수퍼널, 한화시스템 등은 전략적 파트너십과 선제적 투자로 기체 기술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2025년은 다소 이르다는 평가다.
현대차 신재원 사장은 "UAM 기술 구현은 확실히 가능하다. 다만 언제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현재 시점에서 UAM 산업의 전망을 가장 현실적으로 나타냈다고 볼 수 있겠다. 현대차의 수퍼널은 2028년 상용화를 예상하고 있다.
▲작년 발표된 서울시 UAM 상용화 노선도 (자료=서울시)
학계에서는 기술뿐만 아니라 규제 마련이 속히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속적인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상업용 드론을 띄우기 위해 비관제공역의 고도 150m 이하에서만 운용이 가능하고, 수도권 내 비행금지 등 지역 규제가 존재한다. 특히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일대가 비행금지구역으로 묶여 있어 해당 규제 완화가 관건이 될 것이다.
업계 종사자는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권한 관련 정리가 됨에 따라 경로가 정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상용화 지원을 위해 정부는 실증·시범사업에 규제특례를 적용하는 제정법 추진현황 및 초기 시범사업(관광·공공용) UAM 운용개념 정립, UAM 특화형 스마트시티 계획 가이드라인 마련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부는 “규제 특례, 인프라 등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고 내년부터 시작되는 실증을 통해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이 세계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만큼 올해 실증과 더불어 규제특례 적용에 귀추가 주목된다.
UAM은 산업 형성 초기 단계로서 첨단 신기술 투자인 만큼 감행해야 하는 비용 충당도 쉽지 않다. 대기업 중심으로 연구 개발 사업은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는 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해 UAM 사업에 투자하는 초기 기업의 이윤을 보장해야 한다.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만큼, 투자 자금을 회수하기까지 공적 자원을 지원받아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UAM 서비스가 만들어졌다해도, 요금체계 분야도 정부와 업계 간의 갈등이 예상된다. 국토부는 최대한 합리적인 금액으로 다수의 시민에게 제공할 것을 목표로 하지만, 업계는 이같은 요금체계로는 10년까지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글로벌 기술 선점 지원을 위한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UAM 정책 논의에서 김명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상무는 “미래 항공사업은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적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상무는 “올해 1월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올해 초 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버에어에 1500억 규모 투자 단행했다”며, “한화그룹 및 파트너사와 함께 글로벌 항공우주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이관중 교수는 2023년 UAM 산업 전망에 대해 "K-UAM을 비롯해 국내에서 착실하게 로드맵을 설정 및 구현하는 데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시민의 인식이 정점에 가까워지는 시기며, 올해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전체적인 경제 둔화를 벗어나 하반기에 경제 회복과 함께 긍정적으로 전개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관건은 '국민의 수용성'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기체는 가장 구현이 쉬운 결과물이며, 이외에 각종 인프라를 비롯해 지속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수요가 따라줄 지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2025년 상용화도 실증에 대한 예측이며, 일반 시민이 타게 되는 것은 대략 10년 이후로 본다"며 보수적인 입장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UAM은 처음부터 완전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진정한 상용화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며, "올해 실증 사업이 어떻게 될지를 지켜보고, 향후 보안 레벨 설정 등 관련 법이 함께 제정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실제로 기체에 탑승해 도심 항공을 날게 되는 일은 느리지만, 조금씩 구체화 되고 있다. 과연 2025년이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나, 2030년이어도 나쁘지 않다. 최우선적으로는 UAM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국가가 선행해 업계와 타협하며 탄탄한 기반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