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헬륨의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헬륨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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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용 헬륨價 상승, 문제는 ‘유통’
헬륨 간헐적 공급 가격 상승 주도, 수요자 피로감 극대
삼성전자 공급서 AP 빠진 후 린데 가격 상승 주도 40%
헬륨 공급사 내년 헬륨 가격 인상 30%∼40% 수준 예고
반도체, MRI, 우주 산업 등 첨단 산업에서 사용되는 헬륨(He)의 가격이 내년에도 인상될 것으로 예고됐다. 이는 글로벌 물류 노선의 마비로 인해 유통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2023년에도 글로벌 물류難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올해와 같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근 반도체용 헬륨 업계는 내년도 헬륨 가격을 30∼40% 인상한다고 수요처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미국산 헬륨을 공급하는 린데(Linde)의 경우 40%로 인상 폭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에어프로덕츠(Airproducts)가 삼성전자에 공급 중단을 한 이후 린데가 가장 많은 물량의 공급을 맡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헬륨 공급원은 린데(Linde), 에어리퀴드(Air Liquide), 케이씨인더스트리얼 등 3사가 공급하고 있다.
에어프로덕츠의 삼성전자에 대한 헬륨 공급 중단 이유로는 헬륨 가격 협상에서 서로의 입장이 맞지 않았기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전세계 최대 헬륨 공급업체 중 하나인 에어프로덕츠의 삼성전자 공급 중단으로 인해 린데, 에어리퀴드, 케이씨인더스트리얼 3사가 삼성전자 공급을 맡으며, 이들 업체들의 삼성전자향 공급량이 늘어나며, 이들 업체로부터 헬륨을 공급받던 기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대규모 헬륨 수요처의 경우 장기 계약으로 인해 가격 변동폭이 큰 편이 아니지만 작은 물량을 소화하는 일반 수요처의 경우 올해 가격 변동이 극심했다.
2022년 한 해 만해도 수차례의 가격 변동이 이뤄졌는데 이에 수요처들은 잦은 가격인상으로 인해 공급업체에 불만이 상당히 높아진 상태이고, 공급업체들의 경우도 수요처에 잦은 가격 인상 통보로 인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희귀가스 헬륨, LNG 생산량 증가에 공급은 충분
원자번호 2번인 헬륨(He)은 녹는점이 영하 272℃로 반도체 노광 공정 등에서 과열된 웨이퍼 등을 식히는데 사용되며, 반도체 배관 퍼지, 칩 보관 등 반도체 공정에서 다양하게 사용된다.
또한 의료에서 MRI 스캐너의 초전도 자석 냉각, 심해 다이빙, 로켓 발사, 위성 장비 등 첨단 산업에서 사용된다.
특히 헬륨의 경우 공기보다 가벼워 공기 중에 0.0005% 미만으로 존재하는 희귀가스로 천연가스 채굴 땅속에 갇혀있는 헬륨을 뽑아내는 것이 유일한 상업 생산 방식이다.
현재 헬륨가스 생산국가는 1위가 미국, 2위가 카타르로 미국의 경우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헬륨 수출에 제한을 두고 있으며, 카타르의 경우 걸프해역 안쪽에 위치해 수출시 이웃 아랍 국가들의 육상 수출 경로가 필요하고, 해상 수출에서도 직항이 없어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여러 항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필요하다.
현재 카타르산 헬륨의 경우 생산량은 충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헬륨은 천연가스 생산 과정에서 대부분 추출되는데 천연가스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이후 전세계적인 ESG경영과 글로벌 선박물류 기업들의 넷 제로(Net-Zero) 선언으로 인해 발전, 선박 등에서 기존의 경유를 대체해 LNG 수요가 급증하며, LNG 생산량이 늘고 있어 같은 광구에서의 헬륨 생산량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22년 현재 헬륨 생산량은 연간 2억㎥로 전세계 수요량을 충분히 뛰어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공급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2년 올해 헬륨 수입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헬륨 수출입 통계를 살펴보면 2020년 2,139톤, 2021년 2,300톤을 기록했으며, 2022년 10월까지 1,947톤으로 2021년 10월까지의 1,945톤을 뛰어넘었다.
■ 물류대란, 가격 급등세 이끌어
연간 수입량만 보면 국내 공급이 안정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월별 공급량을 살펴보면 공급에 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 수 있다.
▲2022년 월간 헬륨 수입중량(단위 : 톤, 자료 : 한국무역협회, e4ds 재구성)
2022년 1월의 경우 204톤으로 전월대비 1.2% 감소했고, 2월 수입량은 137톤으로 전월대비 32.7% 감소했는데 반해 3월은 201톤으로 전월대비 46.8% 증가했다.
또 4월은 169톤으로 전월대비 15.8% 감소했고, 5월은 245톤으로 전월대비 45.1% 증가했다.
6월은 142톤으로 전월대비 42.2% 감소했고, 7월은 224톤으로 전월대비 57.9% 증가했다.
8월은 202톤으로 전월대비 9.5% 감소했고, 9월은 188톤으로 전월대비 7.1% 감소한데 반해, 10월은 232톤으로 전월대비 23.2% 증가했다.
이처럼 매달 큰 폭의 증감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헬륨 공급량이 최대를 기록하면서도 헬륨 물류사정이 원활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이에 올해 대부분의 헬륨 기업들은 납기를 맞추기 위해 전전긍긍 했다는 후문이며, 수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은 국내에 헬륨 잔고를 가지고 있던 기업들에게 먼저 빌려 납품하고, 국내에 헬륨이 들어올 때 다시 갚는 대납을 수차례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물류 대란의 원인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주요 국가의 항구가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은 점아 그 이유 중 하나다. 국내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미국산 헬륨의 경우 LA 롱비치 항구의 적체가 지난해부터 계속돼 왔다.
특히 적체가 지속되며, 헬륨 컨테이너가 선박 또는 배송차량 등 항구에 묶이는 사태가 발생하며, 미국에서 국내로 헬륨을 수입하는 수입업체들의 경우 헬륨 컨테이너 부족을 호소하기도 했다.
카타르산 헬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카타르산 헬륨의 경우 직항편이 없어 홍콩, 상하이 등 여러 항구를 거쳐야 하는데, 상하이 항구의 경우 올해 코로나 봉쇄가 진행된 바 있고, 세계 여러 주요 항구들이 올해 물류 대란을 겪으며 정시 납기가 어려웠던 상황이다.
일부 헬륨 공급 업체의 경우 헬륨 컨테이너를 선적한 화물선이 부산항에 기착하지 못해 다른 항구에서 컨테이너를 찾아 다시 한국으로 가져오는 사고도 생기며, 물류비용에 엄청난 비용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헬륨 가격, 빠른 공급 노선 잡는 게 관건
이에 헬륨 원가 상승보다 헬륨 운송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가격 상승도 올해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헬륨 공급 상황도 올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헬륨 생산은 원활 할 것이고, 올해 화재 피해를 입었던 러시아 아무르산 헬륨 공급도 재개되면 헬륨 공급량은 충분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도 관건은 물류로 국내로 도입되는 헬륨의 공급이 얼마나 빠르고 적시에 들어오는지에 따라 헬륨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헬륨 공급사의 경우 항공운송도 고려하고 있다. 그만큼 선박운송으로 인한 물류비가 한도 없이 증가했다는 반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