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논, 크립톤, 네온 등 반도체용 희귀가스 유통가격이 국제적으로 안정화되며, 공급안정을 위해 비싼 가격에 수입했던 희귀가스를 낮은 가격에 팔 수 밖에 없어 희귀가스 공급사들의 경영상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기에 반도체 감산으로 인해 수요도 감소하며 희귀가스 공급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용 희귀가스 카트리지(사진 : e4ds news)
수입가·유통가 역전현상, 반도체 감산 수요도 줄어
반도체 소재 공급안정 헌신 불구 이제는 생존 걱정
제논, 크립톤, 네온 등 반도체용 희귀가스 유통가격이 국제적으로 안정화되며, 공급안정을 위해 비싼 가격에 수입했던 희귀가스를 낮은 가격에 팔 수 밖에 없어 희귀가스 공급사들의 경영상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기에 반도체 감산으로 인해 수요도 감소하며 희귀가스 공급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용 특수가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희귀가스 유통가격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전 가격의 약 2배∼3배 정도로 안정화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전쟁 후 공급이 중단되며, 최소 10배에서 최대 70배에 달하던 가격 상승폭에 비하면 대폭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반면 국내 수입 가격의 경우 많이 안정화 됐지만 아직 들쑥날쑥한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싼 제논(Xenon)의 경우 2022년 9월 1㎏당 1만3,543달러로 정점을 찍을 이래 지속 하락 추세를 보이며, 2023년 3월 1㎏당 6,601달러로 하락했다.
시장에서 물량이 부족해지기 시작한 2021년 9월의 3,319달러대비 약 두 배 정도의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

▲제논 수입가격 추이(달러/㎏, 자료 :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 e4ds news 정리)
최근 반도체 초미세 공정 증가로 인해 수요가 급증한 크립톤의 경우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종잡을 수 없는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2년 5월 1㎏당 1,669달러로 정점을 찍었고, 그 후 내렸다가 2022년 8월 다시 반등했다 하락 추세를 보여, 2023년 들어서는 전쟁전 가격보다 낮아지는 기현상을 보였다.
2023년 3월 1㎏당 185달러로 전쟁전 가격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jpg)
▲크립톤 수입가격 추이(달러/㎏, 자료 :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 e4ds news 정리)
전쟁전 가격의 최대 70배까지 올랐던 네온의 경우 2022년 6월 1㎏당 2,920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다 2023년 1월 1㎏당 53달러로 전쟁전 가격으로 돌아온 듯 했으나 2023년 2월 1㎏당 952달러로 급반등해 종잡을 수 없는 가격 추세를 보였다.
.jpg)
▲네온 수입가격 추이(달러/㎏, 자료 :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 e4ds news 정리)
■ 공급처 중국 쏠림 현상, 높은 수입가불구 공급안정위해 물량확보 울며 겨자 먹기
이러한 가격 흐름은 공급처 변동과 관계가 크다.
전쟁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희귀가스 전세계 공급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면서 국내 공급처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프랑스 등 다원화 돼 있었는데 전쟁 후 국제적으로 물량이 감소하면서 중국 중심으로 공급처가 쏠리기 시작했다.
제논의 경우 2020년 13%에 불과하던 중국 물량이 2022년 64%로 가장 높은 수준을 차지했고, 크립톤의 경우도 2020년 23%였던 중국 물량이 2022년 37%로 증가했다.
네온의 경우 2020년 39%였던 중국 물량은 2022년 81%로 거의 대부분이 중국 물량으로 대체됐다.
이 같은 수입처의 중국 쏠림은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원인이 됐다.
중국 거래선의 경우 제시하는 가격에 사지 않으면 거래 자체를 닫아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재고 확보를 위해서라도 물량이 나왔을 경우 비싼 가격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희귀가스 수입 가격이 실제 희귀가스 유통가격에 비해 들쑥날쑥한 이유가 되고 있다.
희귀가스 수입량도 지속 증가하고 있는데 제논의 경우 2017년 12톤에서 2020년 26톤, 2021년 30톤, 2022년 41톤으로 증가했고, 2023년에도 3월까지 11톤을 수입해 2022년 수입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제논 수입량 추이(㎏, 자료 :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 e4ds news 정리)
크립톤의 경우도 2017년 16톤에서 2020년 69톤, 2021년 96톤, 2022년 107톤으로 수입량이 급증했고, 2023년 3월까지 31톤으로 지난해 수입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크립톤 수입량 추이(㎏, 자료 :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 e4ds news 정리)
네온의 경우는 제논이나 크립톤의 경우와 달리 수입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96톤을 수입했던 네온은 2020년 80톤, 2021년 98톤을 수입했고, 2022년에는 175톤을 수입했는데, 2022년은 특정하게 수요가 증가했기보다는 향후 공급을 고려한 불안 심리에 재고 확보차원에서 수입량이 급증한 것이 아닌가 분석되고 있다. 2023년 3월까지 23톤에 불과해 올해 수입량은 지난해에 비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온 수입량 추이(㎏, 자료 :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 e4ds news 정리)
이와 같이 제논, 크립톤과 네온의 수입량 추세의 차이는 사용용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제논, 크립톤의 경우 3D 낸드의 홀 에칭에서 캐리어 가스로 사용되며, 첨단 공정으로 갈수록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네온의 경우 레이저 혼합가스로 사용되며, 사용량이 일정하고, 최근 네온을 대체하는 공법 등이 개발되며, 향후 사용량이 감소할 수도 있는 형편이다.
■ 희귀가스 가격하락·수요 감소 이중고
이런 가운데 최근 희귀가스 수요 감소는 희귀가스 공급사들에게 큰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2022년 희귀가스가 가장 비쌌던 시기에 전방산업 안정공급을 위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재고 확보를 위해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 즉시 구입하며, 재고 확보에 큰 지출을 했으나 최근 유통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유통가격이 수입가격보다 하락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게다가 비싼 가격으로 들여왔던 재고도 쌓이고 있어 물량 처리에도 고심이다.
이는 최근 반도체 시장 악화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반도체 생산 감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수요 급감으로 인해 희귀가스 공급사들은 재고 물량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비싼 가격으로 샀던 물건이 이제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2022년 가격 폭등으로 매출이 크게 상승했으니 손해 볼 것 없지 안냐는 이야기가 있지만 비싼 걸 비싸게 주고 샀기 때문에 밖에서 볼 때 매출이 크게 상승해 돈을 많이 번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익이 적어 더 손해라는 전언이다.
또한 전쟁 초반 정부에서도 희귀가스 안정공급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재고 확보를 독려했으나 이제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관심조차 없어 반도체 희귀가스 공급사들은 서운한 기색이 역력하다.
희귀가스 공급사들은 값비싼 희귀가스 재고 처리의 몫은 이제 희귀가스 공급사 스스로가 떠안아야 할 수 밖에 없다며 올해 가격 하락 및 반도체 감산으로 인한 수요 감소 등 여러 어려움에 기존에 투자해 왔던 투자비 회수도 어려울 것 같다며 생존을 위한 위기의 시간이 다가 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