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헬륨(He)이 국내에 전격 반입되기 시작했지만 반도체용으로는 공급이 불가해 반도체용 헬륨가격과 일반 의료용, 산업용 헬륨 가격의 격차가 더 벌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반도체용 헬륨은 공급사 감소로 가격이 오른 반면에 의료용, 산업용 헬륨은 러시아산으로 인한 공급증가와 헬륨 사용 감소로 인한 수요 감소에 가격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아무르 헬륨 허브(사진 : 가즈프롬)
반도체용 美 반도체 제재·초고순도 검증된 제품만 사용
의료용·산업용 헬륨 수요 급감, 러시아산 손해 위험 ↑
러시아산 헬륨(He)이 국내에 전격 반입되기 시작했지만 반도체용으로는 공급이 불가해 반도체용 헬륨가격과 일반 의료용, 산업용 헬륨 가격의 격차가 더 벌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반도체용 헬륨은 공급사 감소로 가격이 오른 반면에 의료용, 산업용 헬륨은 러시아산으로 인한 공급증가와 헬륨 사용 감소로 인한 수요 감소에 가격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최근 특수가스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산 헬륨이 국내 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산 헬륨은 국내 정식 루트를 통해 수입됐으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부산항까지 직항으로 수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산은 재작년 화재가 발생했던 세계 최대 액화 헬륨 공급기지인 러시아 가즈프롬(Gazprom)이 소유, 운영하는 아무르 가스 처리공장(Amur Gas Processing Plant, GPP)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에서 러시아산을 수입한 회사는 울산의 모던으로 알려졌다. 모던은 올 초 러시아산 헬륨 ISO 컨테이너 1대를 수입했으며, 국내 유통을 위해 선도산업에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던은 헬륨 필링 스테이션을 갖추고 있으며, 액체 헬륨을 기체 헬륨으로 소분해 판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모던 이외에도 글로벌 산업가스 전문 메이커인 에어리퀴드(Airliquide)가 3대의 헬륨 ISO 컨테이너를 러시아에서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리퀴드는 아무르 가스 처리공장에 대한 지분을 가지고 있어 비교적 러시아산 헬륨의 유통이 쉬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무르 헬륨 공장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린데(Linde), 에어프로덕츠(Airproducts) 등은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러시아산 헬륨 유통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러시아산 헬륨이 유통되기 시작했지만, 반도체용으로는 사용되지 못해 국내 산업용 헬륨 시장의 가격 하락만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반도체용 헬륨의 경우 삼성전자에는 린데,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이와타니 등 3개 사가 공급하고 있다. 에어리퀴드도 삼성전자에 공급해 왔으나 2024년부터 공급을 중단해 에어리퀴드가 공급했던 물량을 3사가 나눠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는 에어프로덕츠코리아, SK스페셜티, KC인더스트리얼 등이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용의 경우 공정의 안정성을 위해 초고순도의 검증된 제품만 사용한다. 또한 미국의 반도체 규제 영향으로 중국 및 러시아산 헬륨의 사용은 사실상 불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반도체용 헬륨의 경우 공급이 카타르산 또는 미국산으로 한정돼 있고, 연간 장기 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에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에어리퀴드 코리아의 반도체용 헬륨 공급이 사실상 중단되며, 반도체용 헬륨의 공급 물량이 줄어들어 가격은 더욱 오르는 추세다.
반면에 의료용 및 산업용의 경우 중국산에 이어 러시아산까지 수입되며,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의료용의 경우 MRI 냉동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좋아지며, 과거 MRI 인스톨에 1,000리터의 액체 헬륨이 사용됐다면 현재는 100리터의 액체 헬륨 만으로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스톨을 위한 헬륨의 공급주기도 과거 3개월에서 3년으로 늘어나 사실상 헬륨의 사용량은 수십 배 감소했다.
더불어 과거 조선 산업에서 LNG 운반선을 건조할 때 사용되던 헬륨도 과거 모스 타입에서 최근 멤브레인 타입으로 화물창 설계가 바뀌며, 기하급수적으로 급감해 산업용 헬륨의 수요도 감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의료용, 산업용 헬륨의 경우 헬륨 가격이 최근 지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가격을 무기로 러시아산 헬륨 수입이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미국, 카타르산 헬륨의 경우 에어프로덕츠, 린데, 에어리퀴드, KC인더스트리얼, SK스페셜티, 이와타니, 대덕가스 등 기존 공급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에 중국산 및 러시아산 헬륨 도입에는 러시아 아무르 공장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에어리퀴드를 제외하고, 중소규모 업체인 모던, 제이아이테크, 티브로스, FRD 등이 적극적으로 수입 유통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산 헬륨의 경우 반도체용으로는 사용이 절대 불가하므로 산업용으로만 유통해야 하는데, 산업용의 경우 수요가 지속 감소하고 있고, 가격 또한 하락추세에 있어 자칫 잘못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만큼 러시아산 헬륨 수입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