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 속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저렴한 전기차들을 출시하는 흐름이 거센 가운데 중국의 굳건한 LFP 배터리 점령에 우리나라 배터리 3사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中 LFP 배터리 90% 이상 점유…韓 배터리 3사 LFP 배터리 양산 예고
재활용 과정 비용 > 추출 금속 가치…LFP 리사이클링 수익성 확보 必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 속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저렴한 전기차들을 출시하는 흐름이 거센 가운데 중국의 굳건한 LFP 배터리 점령에 우리나라 배터리 3사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다만, LFP 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 개발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추출된 금속 가치가 낮아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기업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LFP 배터리는 리튬 인산철 양극재를 사용하는 배터리이며 낮은 에너지 밀도로 인한 짧은 주행거리는 흠이나,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위와 같은 장점을 무기 삼아 중국을 필두로 LFP 배터리 탑재 차량을 늘려 나가고 있다.
LFP 배터리 시장은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왔으며 현재 전체 LFP 배터리의 90% 이상은 중국산이다.
SNE리서치는 중국의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48.3%(233.4GWh) 성장률로 글로벌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고 발표했다.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그림 출처: SNE리서치)
특히 중국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CATL은 테슬라를 시작으로 OEM들의 LFP배터리 채택 비중 확대에 힘입어 중국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한 기업들로는 광저우자동차 Aion Y, 지리자동차 ZEEKR 001과 같은 중국 내수 시장의 주력 승용 전기차 모델들 외에도 테슬라 Model 3/Y, BMW iX, Mercedes EQS 등과 같이 전세계 주요 완성차 OEM의 차량에도 탑재되고 있어 꾸준히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코나 일렉트릭, 기아 니로 EV, 레이 EV도 CATL의 LFP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BYD는 배터리 자체 공급 및 차량 제조 등 수직 통합적 SCM 구축을 통한 가격 경쟁력 우위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통해 57.9%(111.4GWh) 성장률로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
최근 중국 외 지역에서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Atto 3(Yuan plus)에 더불어 Dolphin의 판매량이 신장하며 글로벌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배터리 3사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LFP 배터리 연구 개발과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22일 중국 상주리원 LFP 양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상주리원으로부터 5년간 약16만톤, 400km 이상 주행가능한 전기차 100만대 분의 LFP 배터리 양극재 공급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 및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지난해 6월 ‘인터배터리 2023 유럽’에서 LFP 배터리 전시, 보급형 전기차 시장과 ESS 시장 진입 목표로 LFP 등 포트폴리오 확대 계획 밝힌 바 있다.
삼성SDI는 울산과 지난 1월 울산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내 3공구 개발사업과 양극재 및 배터리 관련 생산공장을 건설한다는 내용이 담긴 MOU를 체결했는데, 여기서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건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SS용 LFP 배터리는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기차에 쓰일 LFP 배터리 양산 시작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SK온은 지난해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LFP 시제품을 공개했다.
낮은 온도에서 주행거리가 대폭 감소하는 LFP 배터리의 약점을 영하 20도에서도 70 ~ 80%의 성능을 이끌어낼 정도로 보완해 눈길을 끌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SK온은 CES 2024에서 2026년 LFP 배터리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했다.
SNE리서치는 지난 2월7일 SK온 LFP 배터리 개발을 상당 수준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후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LFP 배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친환경성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본지에 송고한 칼럼에서 올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보았을 때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배터리 환경성 계수를 도입하여 계수화 한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배터리 리사이클링을 하지 않는 LFP 배터리는 차량 당 약 500Kg의 배터리가 분리되는 만큼 심각한 환경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비공식적이나 중국에서는 LFP 배터리를 배터리 리사이클링하지 않고 모두 땅에다 묻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리사이클링이 불가능하다기 보다 금전적 가치가 없어 나서는 기업이 없는 것이 중론이다.
성일하이텍을 비롯 포스코홀딩스, 영풍 등 우리나라 기업들은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개발 중에 있으나 재활용을 거치는 비용이 추출된 금속들의 비용보다 높아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공통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 종류별 kWh당 금속 가치는 NCM811(니켈 비중 80%)이 68달러,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가 71달러인 반면 LFP는 kWh당 금속 가치가 45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 삼아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전기차들이 다양해지고, 이들의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기업들도 LFP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나서는 지금 전기차의 본 목적인 친환경성은 고려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는 ‘인터배터리 2024(3월6일~ 8일 서울 코엑스)‘에서 LFP 배터리의 친환경성에 대해 다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