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전기차 가격, 다단 자동변속기로 낮출 수 있다”
전기차 감속기, 많은 에너지 낭비 초래…상대적 높은 용량 모터 사용
5단 이상 고단 변속기, 전고체 배터리 이상 주행거리 증가 효과 기대
최근 전기차의 화두는 '반값 전기차'다.
하이브리드차 대비 전기차의 전체적인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의식으로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 높아지는 충전전기비, 낮아지는 보조금과 아직 불편한 충전 인프라에 더해 전기차 화재 등 전체적으로 미덥지 못한 부분도 많다.
전기차의 가격을 크게 낮춘 '반값 전기차'로 이러한 단점들을 상쇄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국 전기차 제작사를 필두로 테슬라 등도 '반값 전기차'에 발동을 걸면서 점차 전기차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전기차 가격 하락 경쟁으로 이미 많은 전기차 제작사가 도산되어 이제 약 100 여개사 정도만 남아있다.
머지 않아 10~20개 기업만 남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닥친 전기차 가격 하락은 국내도 예외는 아니라 할 수 있다.
지난해 후반부터 테슬라의 상하이공장에서 국내에 수입된 모델Y는 중국산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하고 옵션을 줄이면서 가격을 크게 낮추어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물론 글로벌 제작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한계가 있다.
위와 같이 리튬이온 배터리 대신 리튬인산철을 사용하는 방법, 제작공법을 개선하여 기가프레스 방법을 사용하거나 자동차 전압 승압, 페라이트 모터 사용 등 여러 방법이 동원되고 있으나 가격인하는 한계가 큰 상황이다.
이러한 '반값 전기차'를 구현하는 게임 체인저가 전기차용 고단 자동변속기 탑재라 할 수 있다.
현재 전기차는 모터의 높은 고속 회전수를 감속기를 거쳐서 낮은 속도로 변경하여 바퀴에 전달하는 특성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감속기의 사용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에너지 낭비가 커서 상대적으로 높은 용량의 모터를 사용해야 하고 더욱 큰 배터리를 탑재해 무겁고 비싸다.
전기차에 변속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경박단소'의 기본 특성이 요구된다.
유압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가볍고 얇으며, 간단명료하고 크기가 작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모터와 결합되면서 전체적으로 크기가 작은 일체형 모듈로 개발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약 5년 전부터 포르쉐가 타이칸 전기 스포츠카 후륜에 2단 변속기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으며, 높은 효율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후 폭스바겐그룹에서 아우디 e트론에 똑같은 2단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대만의 이륜차 제작사인 캠코에서 4년 전에 2단 변속기를 전기이륜차에 양산형으로 탑재하고 있고 재작년 말 글로벌 대용량 변속기 회사인 미국의 이튼은 전기버스에 개발한 4단변속기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 정도가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차용 변속기의 모두라 할 수 있다,
추후 개발이 진행되면서 전기차에 제대로 된 5단 이상의 고단 변속기가 탑재된다면 전기차의 혁명이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이상의 효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이러한 고단 변속기를 전기차에 탑재하면 같은 배터리 용량으로 최소 30%에서 최대 50%까지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이 하나만으로 이미 획기적이다.
또한 등판능력이 증가하여 아무리 높은 언덕이어도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이 경우 변속기가 없는 일반 전기차의 경우는 모터의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면서 모터와 배터리 온도를 낮추기 위한 냉각장치가 대용량으로 설치되어야 하나 고단 변속기가 탑재되면 모터의 온도는 약 60~70℃ 정도로 유지되면서 더욱 높은 언덕을 큰 에너지가 필요 없이 등판할 수 있다.
냉각장치 없이도 일반 상온을 유지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장치의 간소화, 무게 감소, 모터 수명 연장은 물론 냉각장치도 없어서 비용 감소는 기본이고 배터리 용량을 적게 하면서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만큼 일석 십조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즉 앞서 언급한 '반값 전기차' 구현의 첨병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반값 전기차'는 머지않아 구현될 것이다.
첨병 역할을 우리나라 기업이 이끌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