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2024년 2분기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80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24%, 38% 하락했다. 3분기에도 고객사 재고 조정 등의 이유로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 최근 5개년 2분기 실적(그림 출처: 삼성SDI)
2Q 매출 4조5,000억·영업익 2,802억…전년比 각 24%·38% 감소
유럽 전기차 보조금 중단 영향…최대 고객 BMW·Audi 성장 둔화
ESS향 중대형전지, 데이터센터용 UPS 공급 프로젝트 매출 증가
삼성SDI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 중단이 불러온 수요 감소로 인한 헝가리 공장 가동률 조정 등으로 전지 부문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다.
삼성SDI는 2024년 2분기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80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24%, 38% 하락했다.
삼성SDI는 지난 7월30일 ‘2024년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2024년을 돌아보며 전방 수요 둔화로 인한 실적이 감소했으며, 시황 회복시 성장 가속화를 위한 준비를 지속할 것이라 전했다.
증권사들은 이 기업의 부진에 대해 유럽과 북미 지역의 전기차 수요 둔화 추세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앞다투어 진출함에 따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삼성SDI 2분기 사업부별 영업 실적 및 전망(그림 출처: 삼성SDI)
하이투자증권의 정원석, 손우성 애널리스트가 지난 31일 발간한 프리미엄 시장으로 확산 중인 전기차 수요 약세’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의 전기차향 배터리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BMW와 Audi의 2분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3% 성장에 그쳤고, 리비안의 판매량은 14% 감소했다.
OEM들의 전기차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는 독일, 프랑스 등 국가들의 보조금 지원 중단 영향이 꼽히며, 이 영향으로 OEM들의 셀 보유 재고량이 높다는 점도 삼성SDI에게는 악재로 작용해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매출이 25% 줄어든 것으로 두 애널리스트는 추정했다.
유럽에서의 판매 부진에 따라 헝가리 공장 가동률도 60%대로 내렸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2024년 삼성SDI를 이끌고 있는 사업은 ESS다.
삼성SDI는 ESS가 신재생 발전 및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속에 전력용 SBB와 UPS용 판매 확대로 매출 증가 및 이익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한화투자증권 이용욱 애널리스트의 ‘삼성SDI 하반기 드리워진 불안감’ 보고서에 따르면 ESS 부문만이 지난 분기 대비 30% 이상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기대치에 충족했으며 하반기에도 마찬가지 일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의 보고서에서도 ESS향 중대형전지는 전력용 배터리박스, 데이터센터용 UPS 공급 프로젝트 대응으로 관련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약 20% 증가하면서 흑자전환 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SDI 2024년 상반기 리뷰 및 하반기 전망(그림 출처: 삼성SDI)
3분기에도 ESS는 삼성SDI의 효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실적 보고서에서 ESS는 북미 핵심 고객 수주 확보로 외형 성장 지속과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SK증권 박형우, 권민규 애널리스트는 지난 31일 펴낸 ‘삼성SDI 예상보다 깊은 골’ 보고서에서 삼성SDI의 ESS는 2분기에 이어 20%대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SDI는 2024년 하반기에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 전망하며 매출 확대, 제품의수익성을 개선하여 가격 구조 혁신에 나서고, 미래기술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 전했다.
전지 관련 사업은 3분기에도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유럽과 신흥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가격경쟁력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의 기업들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의 경우 IRA로 중국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나 북미 고객사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공장이 2025년 가동 시작해 당장의 수익성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SK 증권은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고객사들이 배터리 재고조정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3분기 반등은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 또한 동사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4조4,000억원, 영업이익 1,686억원으로 컨센서스(매출액 5조7,000억원, 영업이익 4,179억원)를 대폭 하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그림 출처: 삼성SDI)
한편 삼성SDI는 인터배터리 등 전시회에서 강조한 전고체 전지의 샘플을 5개 OEM사로 확대하며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등의 성과도 이뤄냈다.
또한 2026년 LFP 양산을 위한 개발라인 구축, 파우치 전지 개발 역량 강화 등 향후 확대될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과정을 밟아 나가고 있다.
지난 1일 인천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차량의 배터리가 중국 기업의 것임이 밝혀짐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반사이익이 있을지, 미국 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의 결과에 따른 사업의 방향성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배터리 산업을 관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