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헝가리 신규 공장의 신규 가동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과 세계적인 전기차 판매 가이던스 하향 조정 등 배터리 업계에 불어 닥친 찬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2024년 2분기 역대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2Q 매출 1조5,535억·영업익 △4,601억…역대 분기 최대 적자
타이트한 재고 관리·공장 라인 최적화 진행…공장 가동률 감소
SK온,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과 합병…재무 부담 축소
SK온이 헝가리 신규 공장의 신규 가동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과 세계적인 전기차 판매 가이던스 하향 조정 등 배터리 업계에 불어 닥친 찬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2024년 2분기 역대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지난 1일 2024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2024년 2분기매출액은 배터리 사업에서의 판가 하락과 판매량 감소로 인해 전분기 대비 매출이 줄었다”며 “영업손익도 석유사업의 정제 마진 약세 및 배터리 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6,705억원 감소한 4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SK온의 부진이 큰 걸림돌이다.
▲SK이노베이션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 중 배터리 사업 부문(그림 출처: SK이노베이션)
김경훈 SK온 CFO는 “2분기 배터리 사업은 메탈가 하락 추세에 기인한 판가 하락에 따라 전분기 대비 1,301억원 축소된 1조5,5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영업이익은 미국 지역 판매량이 일부 회복됨에 따른 AMPC 증가에도 불구하고 타이트한 재고 관리, 공장 라인 최적화 진행 등의 영향으로 가동률이 감소하여 단위 당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 헝가리 3공장(이반차 지역, 30GWh 규모)이 가동 시작했으며 신규 가동에 따른 초기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은 4,601억원을 기록했다.
▲SK온 배터리 생산능력(그림 출처: SK이노베이션)
전방 수요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는 등 많은 부침이 있었던 상반기이나 하반기에는 고객사 배터리 재고보충(restocking) 수요와 더불어 신차 라인업 확대, 금리 인하, 하락한 메탈 가격을 기반으로 상반기 대비 전기차 및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SK온은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에 의해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 활동 등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경훈 CFO는 “원가 개선 활동과 시장 수요 회복에 힘입어 하반기 중 영업이익 BEP 달성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품 및 포트폴리오 계획으로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OEM들의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전략은 BEV 대중화 단계에서의 단기적인 대응책으로 보고 있으나, SK온은 하이브리드 수요 증가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또한 NCM 파우치 기술력을 바탕으로 폼팩터, 케미스트리 확장을 가속화하고, 모든 EV 세그먼트에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도 구축하고 있다.
각형 폼팩터의 기술개발은 완료된 상황으로 양산 시기 등에 대해 복수의 고객사와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며 주요 고객사들과의 다양한 협업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신규 글로벌 OEM과 파트너십을 논의하여 고객을 다양화해 나갈 것이라 실적 발표회에서 전했다.
여러 전략에도 불구 영업적자가 2024년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는 증권사들의 의견이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전유진 애널리스트는 지난 2일 ‘SK-on 하반기 BEP 달성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목으로 펴낸 보고서에서 “헝가리 3공장 및 중국 옌천공장도 신규 가동되는 만큼 초기 고정비 부담은 불가피하다”며 “AMPC 반영 감안하더라도 하반기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한편, 유의미한 BEP 달성 시기는 2025년 2분기 정도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지난 7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과의 합병을 결의한 바 있다.
▲합병 대상 기업(그림 출처: SK이노베이션)
김경훈 CFO는 합병이 완료될 경우 추가적인 수익 확보와 안정적 현금 흐름 창출을 통해 재무적 기초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장기적으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의 시너지를 통한 구매 가격 절감 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전방 수요 둔화 시기를 현명하게 활용하여 운영 효율성 제고와 근본적 체질 개선을 달성하고 중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강화해 나가는 데 집중할 것이라 발표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 건에 대해 지난달 19일 써낸 보고서에서 배터리 사업의 원소재 조달 능력 강화 시너지가 기대되며,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SK온의 재무 부담을 축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30년 배터리 사업의 규모가 10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장기 글로벌 전기차로의 침투율을 2025년 14.1%에서 2030년 36.4%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배터리를 공급받는 OEM의 전기차 시장에서의 견조한 성장세가 유지되고, 고객의 다변화가 이루어진다면 SK온의 EBITDA(세전·이자지급 전 이익)를 추정했을 때 10조3,000억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편 전기차를 바라보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부정적 시각이 높아짐에 따라 OEM과 배터리 기업의 안전에 대한 인식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
지난 6월 기아 레이 전기차 탁송 중 화재 발생, 지난 1일 인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공포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러한 사건들의 정확한 원인분석과 더불어 명확한 책임소재를 가려내어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 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