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산업과 시장 지형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AI와 융합된 각계분야에 패러다임 전환과 지형변화가 예고되면서 빅테크와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AI 산업이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2024 국제인공지능대전 메인 세미나에서 정지훈 DGIST 교수가 'AI 혁명 시대의 기회와 풀어야 할 문제들'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아마존 CEO와 엔비디아 CEO의 리인벤트 2023 행사에서 키노트 하는 모습을 '적과의 동침'으로 묘사해 참관객들에게 웃음을 줬다.
AI 흥행, 타임투마켓이 포인트
엔비디아,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
인텔, 오픈생태계로 대항력 마련
빅테크社, 헤어질 결심 아직 No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산업과 시장 지형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AI와 융합된 각계분야에 패러다임 전환과 지형변화가 예고되면서 빅테크와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AI 산업이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국제인공지능대전(AI EXPO KOREA)이 막을 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AI 석학들이 모여 AI 시대 도약과 미래를 강연하는 자리들이 마련됐다.
■ AI 흥행, 現 본체는 인프라
“텍스트·비디오·음악 등 다양한 재화를 생성할 수 있는 생성형 AI가 단순히 웹 검색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이제는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임우형 LG AI 연구원 상무는 AI가 창작자의 생산력을 100배 이상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며 전 산업 분야에서 AI가 게임 체인저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전망은 많은 시장조사기관과 전략컨설팅업계에서 예상하는 바와 궤를 같이한다.
미래에는 AI 활용을 선도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란 의미이다.
정지훈 DGIST 교수는 AI 시장의 포인트를 투자자 관점에서 바라봤다. 투자자가 기회를 볼 때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것이 ‘타임투마켓(TTM)’이다. 이는 제품이 개발되고 실제로 판매되기까지의 기간인데 소비자가 실제 돈을 내는 시점이 AI는 Chat GPT에서 2022년 하반기부터 TTM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정 교수는 “타임투마켓 시점과 함께 인프라가 만들어지고 투자도 들어가며 사이클이 돌기 시작한다”면서 이에 맞춰 유효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이미지의 상용화, 소라 AI와 같은 생성형 영상 서비스의 데모 공개 등 영상도 이미지의 연속으로 볼 때 생성형 이미지가 LLM 다음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영상·이미지들의 생성형 AI는 데이터 양과 대역폭이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정 교수는 “특히 소라 AI는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 속도로는 내년 정도에 상용화 모델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 반도체 VS 서비스 or 반도체 +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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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DGIST 교수의 강연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
엔비디아는 반도체 기업이지만 빅테크 기업들이 점유한 시장으로의 확장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지훈 교수는 “반도체를 서비스 형식으로 전환해서 ‘GPU as a Service’로 서비스 기업화한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최근 열린 GTC 2024 질의응답에서 “엔비디아는 AI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면서 “단순히 GPU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센터용 소프트웨어, 네트워킹 등 전체 시스템을 팔 것”이라고 언급했다.
엔비디아의 GPU as a Service가 AI 시대 데이터센터의 전체 솔루션을 구축해 공급하게 될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정 교수는 “클라우드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던 시장을 침범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구글, 아마존, MS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반도체를 직접 만들면서 엔디비아의 영역으로 역진입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서비스 기업화되고, 빅테크 기업은 반도체 기업화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리인벤트 2023 행사에서 앤드류 제시 아마존 CEO와 젠슨 황 CEO와의 키노트 장면을 두고 정지훈 교수는 “아직 서로가 헤어질 준비가 될 됐다”는 비유를 덧붙였다. 아마존의 큰 행사에 라이벌인 엔비디아를 불러 H100 자랑을 들을 만큼 현 시점에서 엔비디아 공급망은 AI 서비스를 준비하는 빅테크에 핵심적이다.
반대로 엔비디아 또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의 대규모 수요가 핵심 수요처이기에 서로가 서로와 결별할 수 없는 라이벌 공생 관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자체 칩을 만든 빅테크 업계가 엔디비아 결별을 할 수 없는 것은 개발자 생태계와 관계가 깊다. 엔비디아 기반 제품의 툴에 익숙한 개발자들이 있는 한 자체 칩 툴 생태계로의 전환을 일으키려면 헤게모니 싸움이 먼저 수반돼야 할 것이다.
이에 인텔은 오픈 생태계를 기조로 AI PC 생태계에서의 파트너십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 이러한 맥락과 관련성이 있다. 엔비디아가 장악한 시장 점유율은 단순히 칩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네트워킹, 레퍼런스 등이 함께하는 것이며 이러한 역량에 대항하기 위해 인텔은 인텔 파트너십을 무기로 시장 공생 관계를 표명한 것이다.
정지훈 교수는 “시장 자료 통계치를 보면 AI 반도체를 10년 뒤 10~20배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엔비디아가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다는 말이 있지만 성장하는 시장 전체 성장율를 볼 때 엔비디아의 점유율이 60%까지 떨어지더라도 지금의 5배 수준일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