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다시금 미중 무역 전쟁의 서막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주요 제조산업에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계 전문가들이 모여 다가올 2025년 통상 환경에 대한 주요한 통찰을 제시했다.
▲2025년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
美-中 갈등에 낀 韓, 원자재 리스크 관리 必
中 누적 창업 20만社 매출 6,000억위안 육박
반도체 굴기 효과 가시화, 화웨이·SMIC 호실적
트럼프 2기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다시금 미중 무역 전쟁의 서막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주요 제조산업에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계 전문가들이 모여 다가올 2025년 통상 환경에 대한 주요한 통찰을 제시했다.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한국무역협회(KITA)가 주최하는 ‘2025년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가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곧 다가올 트럼프 2기 미국정부에 대한 전망과 이에 대한 글로벌 산업·무역 흐름에 대해 예측하고 대응하는 인사이트들이 핵심적인 아젠다로 다뤄졌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트럼프 2기 중국의 대응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미중 간 주요 통상 이슈로 원자재 이슈를 손꼽았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 관세 및 첨단 반도체 등 기술 통제를 가할 것은 자명한 바, 중국이 보복관세와 함께 희토류 등의 원자재 통제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전 소장은 “미중 갈등에서 미국을 제재하기 위해 중간에 낀 한국의 반도체·배터리 원자재를 수출 통제할 경우 무역 흑자가 줄어드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며, 미중 갈등에서 중국을 중동처럼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유 공급망·리스크를 관리하듯 중국의 원자재 공급망 관리의 필요성을 주문한 것이다. 전 소장은 미국이 필요한 핵심 광물 희토류는 중국이 60%를 장악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시대에 트럼프 리스크는 수출 보다 원자재 리스크가 월등히 높다”고 단언했다.
조성대 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실장도 “트럼프 1기때부터 미국의 조치에 중국이 대응하는 대표적인 수단은 핵심 광물의 수출 통제였다”고 말했다. 중국 주요 광물 생산량의 비중을 보면 전세계 갈륨 98%, 게르마늄 68%, 흑연 60%, 안티몬 공급량 56% 등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원자재 위기뿐 아니라 미국의 반도체 장비·기술·부품 등의 제재에도 불고하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대외 인식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는 결과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전병서 소장은 반도체 기업 폐업 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창업하는 기업 수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반도체협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 창·폐업수는 2022년과 2023년 각각 5,746개와 10,900개의 폐업을 기록했지만, 창업 수는 압도적으로 많은 각각 63,000개, 70,400개를 나타냈다. 15%대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창업기업 수 누계는 238,95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반도체 설계기업 수도 3,400여개에 육박하며 국내 기준 팹리스 기업 수는 2022년 약 200여개에 불과해 양적인 면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2023년 중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총 매출액은 6,000억위안에 근접하며 한화로 1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 순위 / (자료:트렌드포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무역 제재에도 불고하고 내수 시장과 저가 공세로 실질적인 효용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화웨이는 2023년 매출 130조원에 영업이익 19조원을 기록했으며, SMIC가 2024년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 순위에서 3위에 이름 올리며 삼성 파운드리를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이처럼 중국이 전세계 무대에서 원자재부터 반도체까지 헤게모니를 찾아가고 있는 사이 국내 정치 혼란이 미중 무역전쟁 2기 대비할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것에 산업·경제 전문가들은 큰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