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저하와 선제적인 화합물 반도체 공급 및 투자가 맞물리면서 SiC 밸류체인 기업들의 실적 저조가 눈에 띄고 있다. 다만 재생에너지·AI 데이터센터향 전력반도체 시장을 개척한다면 수요의 다운 사이클 없는 순환 사이클 시장이 될 수 있어 가시적인 실적 상승이 본격화되는 시점을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EV 캐즘 현상 확대, SiC 제조사 평가 절하
재생에너지·ESS·AI향 순환 시장 개척 기대
美 울프스피드 위기, 8인치 SiC 시장 단 ‘2%’
전기차 수요 저하와 선제적인 화합물 반도체 공급 및 투자가 맞물리면서 SiC 밸류체인 기업들의 실적 저조가 눈에 띄고 있다. 다만 재생에너지·AI 데이터센터향 전력반도체 시장을 개척한다면 수요의 다운 사이클 없는 순환 사이클 시장이 될 수 있어 가시적인 실적 상승이 본격화되는 시점을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 재생에너지, 트럼프 등장에도 꺾이지 않는다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원별 신설 규모 추이 / (자료:KDB미래전략연구소)
KDB미래전략연구소에서 발간한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전세계 발전설비 신설 용량은 2023년 565GW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연간 신설 규모는 매년 증가하며 2030년 940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등장과 석유·화학 규제 철폐 및 생산량 증대에 긍정적인 기조와는 별개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에너지 업계 동향은 재생에너지 설비 신설에서 태양광과 풍력을 주축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태양광은 중동, 중국,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및 텍사스 지역 등을 중심으로 크게 발전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중동 지역 태양광 발전량은 2024년 23GW 수준에서 오는 2030년 100GW 수준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 전망에 따르면 세계 발전량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중이 2030년까지 46%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2024년에서 2030년 사이 5,520GW 규모의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이전 7년간 신규 설치량 대비 2.6배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 중 태양광이 신설 설비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지역은 중국이 전체 신설 용량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SiC/GaN 기반 반도체가 데이터센터향 전원공급장치(PSU) 업그레이드에 혁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AI의 높은 데이터 소비 위기에 대응해 데이터센터는 PSU 진전이 촉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피니언 △온세미 △EPC △TI △Navitas 등이 주요 AI 서버향 PSU 공급업체로 손꼽혔다.
글로벌 빅테크, IT 디바이스 제조사, 자동차 산업, AI 데이터센터 등 모든 산업군에서 그린 에너지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확대가 필수적이다. 이에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에너지 효율 이점을 줄 수 있는 SiC 화합물 반도체에 대한 수요 상승이 예상된다.
■ 미래 전망은 낙관적, 현실은 평가 절하
희망적인 시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AI 반도체와 AI 빅테크 등에 관심이 쏠린 탓인지 주식시장은 △엔비디아 △팔란티어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브로드컴 △퀄컴 등 AI향 반도체·빅테크 종목에 급격한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온세미는 52주 고점 대비 40% 하락한 51.25달러, TI는 20% 하락한 180달러, NXP는 30% 하락한 212달러, ST는 절반 넘게 하락한 21.74달러 등을 기록했다.
특히 SiC 웨이퍼 부문 전세계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울프스피드는 52주 고점 대비 80% 이상 하락했으며, 2021년말 주당 140달러에 육박하던 주가는 현재 5달러대에 머물고 있어 주주들은 기업 존속에 대한 위기감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SiC 제조업체 33개사 진행 상황 개요’에서 △울프스피드 △로옴 △코히런트 △스미모토 메탈 △쇼와덴코 등이 8인치(200mm) SiC 웨이퍼 및 에피택시에 대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면서도 8인치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2% 미만, 2027년까지 20%대까지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기대보다 저조한 시장 확장력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공격적인 화합물 전력 반도체 캐파 확장과 주요 소비 시장이란 점, 8인치 웨이퍼 및 에피택시 공정에 투자하고 있는 업체만 최소 16개 이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 과잉 경쟁 또한 선도 기업들에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SiC 전력반도체 기업 SK파워텍 또한 관련 시장 침체에 부침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임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고정비 절감을 진행했다.
■ 울프스피드, 2% 시장 속 CEO 사임·손실 증대 악재 연속
울프스피드는 전동화 붐에 힘입어 공격적인 SiC 웨이퍼 팹 증설을 감행했으나 SiC 수요가 기대 만큼 받춰주지 않으며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앞선 트렌드포스 리포트에서는 8인치 SiC 제품 시장을 2% 미만으로 추정해 시장 확장에도 물음표가 찍히는 상황이다.
지난 11월 그레그 로우 울프스피드 CEO가 사임했으며 현재까지 신임 CEO를 임명하지 않은 채 토마스 워너(Thomas Werner)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임명해 울프스피드의 임시 CEO 역할을 맡았다.
최근 회계년도 기준 2025년 2분기 실적발표에서 울프스피드는 8인치 모호크 밸리 팹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으나 2025년 하반기까지 6인치 더럼 팹 폐쇄를 비롯해 전체적인 가동률 저하에 따른 유휴비용 손실이 매 분기 발생하면서 수익 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프스피드는 실적발표 Q&A에서 수익성 개선 시점에 대한 질문 답변으로 “모호크 밸리 및 실러 시티 팹 운영 최적화와 70% 가동률 달성 시 비용 부담 감소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