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온디바이스 AI 기기 출하량 증가로 PC와 스마트폰 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AP 성능도 빠르게 향상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출하량 증가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고, 온디바이스 AI의 이점을 증명할 수 있는 킬러 앱이 없다면 기존보다 가격 인상은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 자료
올해 AI PC·스마트폰 2억9,500만대 전망
각각 PC·스마트폰 전체 출하량 22% 차지
삼성·퀄컴·애플·미디어텍, 모바일AP 경쟁 심화
“부정적 영향 일부 상쇄, 본격적 회복세 아냐”
2024년 온디바이스 AI 기기 출하량 증가로 PC와 스마트폰 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AP 성능도 빠르게 향상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출하량 증가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려우며, 온디바이스 AI의 이점을 증명할 수 있는 킬러 앱이 없다면 기존보다 가격 인상은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Gartner)는 2023년 2,900만 대였던 전 세계 AI PC 및 생성형 AI 스마트폰 출하량이 2024년 말까지 2억 4,000만 대의 생성형 AI 스마트폰과 5,450만 대의 AI PC가 출하될 것으로 예측했다. 총 2억 9,500만 대에 이른다. 이는 각각 PC·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의 22%를 차지하는 양이다.
PC 시장은 8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2023년 4분기 총 6,337만대를 기록하며 성장세로 돌아섰다. 2023년 전 세계 PC 출하량은 약 2억4,189만대를 기록, 약 17년 만에 2억5,000만대 선이 무너진 바 있다.
2024년 전체 PC 출하량은 2023년보다 3.5% 증가한 총 2억 5,04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24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4.2% 성장하여 총 12억 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회복세는 AI를 탑재한 PC와 스마트폰에 대한 출하량의 증가에 따른 결과다. AI PC와 생성형 AI 스마트폰, 즉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자체에서 AI 작업을 최적화하여 수행하는 개념으로, 네트워크 연결이 없이도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기기에서 AI 칩으로 구동함으로써 연결성 및 전력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AI PC’는 전용 AI 가속기, 코어, 신경 처리 장치(NPU), 가속 처리 장치(APU) 또는 텐서 처리 장치(TPU)가 장착된 PC다. 지난 1월 삼성전자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인텔® 코어™ Ultra CPU)’를 탑재한 ‘갤럭시 북4 시리즈’를 선보였다. LG전자도 지난해 12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탑재한 ‘2024년형 LG 그램 프로’를 출시한 바 있다.
‘생성형 AI 스마트폰’은 스마트폰에서 생성형 AI 기반 기능 및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해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갖춰 설계된 스마트폰이다. AI 모델로 구글의 제미나이 나노(Gemini Nano), 바이두의 어니(ERNIE), 오픈AI의 GPT-4 등을 로컬에서 실행할 수 있다. 지난 1월 삼성전자는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온디바이스 AI 기반 실시간 통역 기능, 실시간 번역 기능 등과 ‘서클 투 서치’ 검색 기능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 삼성·퀄컴·애플·미디어텍…모바일AP 경쟁 심화
온디바이스 AI 시대의 개막과 함께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모바일AP는 모바일 기기에서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 등 SW를 실행 및 시스템 장치를 통제하는 SoC(시스템 온 칩)다.
가트너 시니어 디렉터 애널리스트인 란짓 아트왈(Ranjit Atwal)은 “온디바이스 생성형 AI 기능과 AI 프로세서의 빠른 채택은 결국 기술 공급업체의 기본 요건이 될 것”이며, “이러한 보편화로 인해 공급업체는 경쟁업체와의 차별화에 대한 부담을 갖고, 고유 판매 포인트 개발 및 매출 증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특정 업체에 종속되지 않도록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말 퀄컴은 스냅드래곤 8 3세대, 애플은 A17 프로, 미디어텍은 디멘시티 9300 등 신제품을 출시했고, 삼성전자도 ‘엑시노스 2400’을 첫 공개, ‘갤럭시 S24’에 탑재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매출 기준 퀄컴이 1위, 출하량 기준 미디어텍이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2 시리즈’에 모바일AP ‘엑시노스 2200’을 탑재했으나 발열 문제의 오명을 입은 바 있다. 온디바이스 AI ‘갤럭시 S24 시리즈’에 첫 공개를 한 ‘엑시노스 2400’은 전작 대비 CPU 1.7배, AI 성능은 14.7배 향상되고, 벤치마크 등 테스트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모바일AP 사업자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그러나 울트라 모델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병행했다.
퀄컴은 지난해 10월 해당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발표했다. 전작 대비 CPU 성능 30%, 전력 효율 20%, GPU 성능 및 효율을 25% 개선했다고 소개됐다. 칩셋 내 헥사곤 ‘NPU’를 통해 멀티-모달리티 AI 모델도 지원해 생성형 AI를 구현 가능하다.
애플은 2010년 이후 자체 모바일 AP를 설계해 호환성과 안정성을 높여왔다. 아이폰15 시리즈에서 프로, 프로맥스 모델은 ‘A17 프로’를 탑재했다. 기본과 플러스 모델에는 전작 ‘A16 바이오닉’이 탑재됐다. 3나노 기반 A17 프로는 GPU 성능이 전작 대비 20% 개선됐고, 레이트레이싱 성능이 4배 향상됐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구글 텐서 G3’을 탑재한 ‘픽셀8 시리즈’를 공개했다. 전작 대비 AI 연산 및 그래픽 처리 능력이 각 10%~15%가 향상됐다.
■ 킬러 앱으로 온디바이스 AI 이점 입증해야
가트너는 온디바이스 AI 출하량이 늘어도 최종 사용자 지출은 예상 가격 인상 수준을 넘어서는 정도로는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 이유는 “기기 구매자들은 설득력 있는 투자 이유를 요구하는데,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들이 온디바이스 AI의 힘을 동력화하고, 이를 통해 향상된 이점을 명확하게 입증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때문에 AI PC 및 AI폰 시장은 2024년 성장세를 회복하나, 출하량 증가를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아직 어렵다. 스마트폰 시장이 9분기 연속 감소 후 23년 4분기에 처음으로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2022년보다 6천만 대 가까이 줄어든 낮은 수준의 출하량이 회복된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아트왈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의 기능 향상은 카메라와 음성 인식을 통해 현재의 경험을 발전시키지만, 이는 새롭고 획기적이기 보다는 사용자들이 기대하는 기능에 가깝다”며, “스마트폰에 탑재된 생성형 AI 기능에 대한 사용자들의 기대감도 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온디바이스 AI의 등장이 PC 시장에 존재하는 불안정한 사회경제적 환경의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시킬 것으로 보이지만, 획기적인 애플리케이션이 없다면 사용자들은 생성형 AI 스마트폰에 추가적인 지출을 하려 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온디바이스 AI 시장 동력도 킬러 앱(Killer APP)의 발굴 여부에 달렸다. PC에 AI가 탑재돼 기존보다 향상된 게임 플레이 경험이나 고급 콘텐츠 제작 등을 지원할 수 있다. AI폰에서는 실시간 통역이 가능하고, 카메라 촬영 및 편집 기능이 포토샵 없이도 가능한 수준을 일부 지원한다.
이는 소비자에게 킬러 앱으로 받아들여 지기에는 미흡하다. AI 기반 기기들의 수요를 높이기 위해 혁신성·필수성·확장성 등을 만족하는 핵심적인 응용 프로그램 또는 서비스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스마트폰 특화 ‘LLM(Large Language Model)’의 발전은 사용자 경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은 모바일 기기의 역할에서, 나아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 및 반응하여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비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온디바이스 AI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수요를 견인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로의 접목이 촉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