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040년 전기차 폐차 대수가 4,000만대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전기차 전주기 탄소발자국의 약 30%를 차지하고, 전기차 가격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재활용 기술은 경제성 부문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로 꼽힌다. 사용후 배터리를 재사용·재활용하지 않으면 폐기물이 지속 증가하게 되며, 적절한 처리를 거치지 않고 방치하거나 매립·소각할 경우 유해물질이 발생하여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친환경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럽의 CRMA, 미국의 IRA 등에 대응해야 하는 흐름 상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경제성, 친환경성을 모두 아우르는 사용후 배터리 산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술 및 사업 현황과 산업 전망까지 4월24일부터 매주 수요일, 6주에 걸쳐 기사에 담아낸다.

 

폭발적으로 증가할 폐배터리, 유럽의 급진적인 배터리 재활용 원료 사용 의무화 정책과 공급망이 초래하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후 배터리 산업이 떠올랐으며, 배터리 테스트 장비 등 파생 산업의 전망도 밝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기사에서 다루지 않았던 사용후 배터리 산업 관련 기업인 △포스코 △에코프로와 배터리 테스트 장비 관련 기업인 △하나기술 △원익피앤이에 대해 알아본다.

 

 

포스코HY클린메탈(이하 클린메탈)은 포스코홀딩스, GS에너지와 중국의 화유코발트가 합작한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이다.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사업 풀 밸류 체인(그림 출처: 포스코)

 

클린메탈은 지난해 7월 전라남도 율촌산업단지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이하 1공장) 준공식을 열었으며, 이 자리에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양극재, 리사이클링 등 지속적인 투자로 포스코그룹을 세계적인 배터리 소재 대표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1공장은 연간 8만5,000대의 전기차 배터리(1만2,000톤)를 처리할 수 있으며, 니켈 2,700톤, 코발트 800톤, 탄산리튬 2,500톤을 생산하여 약 6만4,000여대의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를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8월 폴란드에 설립한 PLSC(Poland Legnica Sourcing Center) 공장에서 이차전지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파쇄해(연간 1만톤) 블랙파우더를 만들고(연간 8,000톤), 이를 1공장에 공급해 이차전지소재 원료 금속을 추출하는 구조다.

 

포스코홀딩스는 1공장을 통해 배터리 제조사에서 발생한 공정스크랩 및 폐배터리로부터 원료 금속을 회수하고, 이를 다시 이차전지소재 생산에 활용하는 친환경 자원 순환체계(Closed loop)를 구축해 광산 채굴 등 원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전라남도 율촌산업단지에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리튬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미 가동 중인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공장과 이번에 준공한 포스코HY클린메탈의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포함해 이차전지소재 콤플렉스를 조성하고 생산거점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인터배터리 2024 전시회에서 2030 사업 목표와 관련해 리튬 3만톤, 니켈 3만톤, 코발트 1만톤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전했으며, 그룹 내 리사이클링 포함 이차전지소재 풀 체인 운영을 통한 고객 맞춤형 Closed-Loop를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

 

 

에코프로 그룹의 에코프로 씨엔지(EcoPro CnG)는 폐배터리 및 배터리 스크랩에서 유가금속을 회수하여 환경 보전과 자원 순환에 앞장서는 글로벌 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이다.

 

리튬이온전지 양극활물질의 핵심 원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유가금속을 폐배터리 및 배터리 스크랩에서 추출 및 회수하여 리튬화합물과 전구체 원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복합염을 제조한다. 

 

재활용으로 확보한 유가금속들은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에 구축된 Closed-Loop 시스템을 통해 에코프로 가족사 및 관계사에 공급되어 양극재로 최종 생산되며, 이차전지 원료의 원가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10월 에코프로씨엔지의 생산 능력을 2027년까지 6만1,000톤까지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에코프로씨엔지는 지난 2월 포항블루밸리산업단지에 BRP2(배터리 재활용 2공장)를 착공했다. 

 

영일만산업단지에도 이른 시일 내 신규시설 투자를 검토 중이다.

 

2025년부터 리사이클 2공장을 본격 운영하고, 2025년 4분기에는 3공장 설립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에코프로는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오창 공장에서 발생하는 배터리 스크랩을 재활용하고 있었으며 기아, 현대글로비스, 경북테크노파크 등과 ‘배터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얼라이언스 구축 MOU’를 체결하여 제조 중 발생하는 스크랩과 폐배터리셀을 넘어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IRA 대응을 위한 미국 기업과의 협약도 진행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 2월 미국 서바 솔루션즈(Cirba Solutions)와 협업을 통해 미국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경쟁력 높은 폐배터리 스크랩을 확보하고, 북미 지역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사업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IRA에 대응하기 위해 서바 솔루션즈가 북미 지역에서 확보한 스크랩으로 생산한 블랙매스(스크랩 등을 회수해 분쇄한 가루) 등 리사이클 원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현지 리사이클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

사용후 배터리 산업에서 주목받는 또 하나의 시장은 배터리 테스트 장비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방전·진단 장비는 사용후 배터리 수집, 해체, 전처리 기업들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장비이며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시장에서는 소부장 중 장비 시장 규모가 압도적으로 클 것으로 분석했다.

 

배터리 테스트 관련 장비는 재사용·재활용 사업에서 잔존가치, 수명검사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대표적인 배터리 테스트 관련 기업인 하나기술과 원익피앤이에 대해 알아본다.

 

 

하나기술은 2003년 설립된 회사로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의 협력사로 관련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하나기술(그림 출처: 하나기술 홍보 영상)

 

2017년에는 포드, 프라이어 등 해외 자동차 및 이차전지 셀 업체의 협력사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하나기술은 배터리 방전률 측정 기술과 더불어 이를 효과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한 진단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한국환경공단, GS에너지머티리얼즈에 폐배터리 성능 검사 장비 및 방전장비 개발하여 공급 중이며, 폐배터리 팩 해체설비도 준비 중이다.

 

하나기술은 환경부에서 주관 ‘폐배터리 회수 및 재활용 사업’의 일환으로 미래 폐자원 거점수거센터에 저전압(100V 이하) 배터리 성능 평가를 위한 장비(100V, 200A)를 공급한다.

 

하나기술이 환경 공급한 '배터리 팩 성능 검사 장비'는 전기차에 분리한 배터리 팩의 사전 선별작업을 담당하는데, 잔존가치를 10분 이내에 평가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하나기술(그림 출처: 하나기술 홍보 영상)

 

하나기술은 이외에도 전력 제어를 통해 사용후 배터리의 고속 방전이 가능하며, 저항방전타입으로 원가절감 및 설치의 용이성을 확보한 Pack/Module Discharger 등 다양한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BMS를 통해 배터리의 다양한 정보 습득이 가능한 배터리 스마트 진단 시스템 배터리 스마트 진단 시스템을 제공하며, 이는 복호화 기술을 통해 EV, ESS, E-bike 등에 장착된 BMS에서 배터리 정보를 취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성능검사기, 방전기에 배터리 상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원익피앤이는 대표적인 배터리 장비 업체로 2022년 10월 성일하이텍과 ‘이차전지 특성 진단 장비 및 차세대 고속방전기 개발’ MOU를 체결하며 본격적인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에 나섰다.
 

▲원익피앤이(그림 출처: 원익피앤이 홍보 영상)

 

양사는 △차세대 고속방전기 개발 △배터리 재활용 재사용을 위한 폐배터리 잔존가치 평가장비 제공 등에 대해 협력한다.

 

원익피앤이는 “폐배터리의 전기 방전을 통한 방전 시간 단축 및 오염물질 저감, 배터리 재활용, 재사용을 위한 잔존가치 평가 장비를 개발 제공해 폐배터리 진단 및 방전기 시장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3년 2월 피엠그로우와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평가시스템 관련 MOU 체결을 통해 배터리 잔존수명 검사 속도와 평가를 위한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그리고 2023년 9월 원익피앤이는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평가하고 측정하는 장비인 Cycler(충방전기, 이하 싸이클러) 제품을 필두로 배터리 테스트 대행 등의 사업에 나서 재활용과 재사용을 위한 잔존가치 판정 등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발전했다.

 

원익피앤이는 국내 이차전지 싸이클러 장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며 배터리 팩부터 셀까지의 충방전 검사와, 재활용이 가능한 배터리를 분류하는 서비스 등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원익피앤이 팩 싸이클러(그림 출처: 원익피앤이 홍보 영상)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배터리 애프터 마켓’ 보고서에서 원익피앤이에 대해 국내 배터리 3사 대상 싸이클러 장비를 15년 동안 독과점으로 공급 중이며, 해외 고객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원익피앤이는 2020년 원익그룹이 피앤이솔루션(前)을 인수하고, 2022년 원익그룹의 자회사인 엔에스가 합병을 추진, 승인을 얻어내며 지금의 원익피앤이로 자리잡았다. 

 

다음 기사에서는 LFP 배터리 재활용 산업의 현황과 가치에 대해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