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매출과 영업이익(그림 출처: LG에너지솔루션)
2Q IRA 세액 공제 제외 2,525억 적자…유럽·중국 공장 가동률 조정 등 영향
전략적 우선순위 고려 신규 캐파 확장 속도 조절…필요시 증설 규모 축소 검토
LFP 등 보급형 제품 수주 논의 활발…46-시리즈 대한 메이저 OEM 관심 적극 대응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전기차 캐즘과 다가오는 미국 대선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2024년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내고 있으나 증설 속도 조절을 통한 캐파 가동률 극대화와 차별화된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배터리 업계 정상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 발표했다.
LG엔솔은 지난해 2분기 대비 이번 년도 동기 매출이 2조6,000억원가량, 영업이익은 2,653억원 하락하며 기대했던 성장률보다 못 미치고 있으나 배터리 공급 수주, 리튬 광산 공급 체결, 적극적인 R&D 투자 등으로 정면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LG엔솔의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매출은 두 자릿수 이상의 출하량 증가를 기록했으나, 메탈가 약세에 따른 판가 하락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한 약 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LG엔솔 2024년 2분기 경영 실적(그림 출처: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지역 배터리 판매 호조로 IRA Tax Credit 효과가 전분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함에 따라 2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약 24% 개선된 1,953억원, 영업이익률은 3.2%를 기록했다.
반면 IRA Tax Credit 효과 제외 2,525억원 적자다.
지난 분기에 이어 수요 저하에 따라 조정된 유럽 및 중국 공장 가동률로 인한 고정비 부담과 판가 대비 높았던 수입 원재료비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나쁘지 않다.
자동차 전지부문은 주요 고객사의 신규 전기차 출시 물량에 적극 대응하여, 북미 지역 출하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한 영향으로, 아직 회복이 더딘 유럽 지역의 수요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매출이 확대됐다.
소형 전지 부문은 원통형 EV 수요 약세 및 IT 소형 배터리의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출하량과 매출이 전분기 대비 모두 하락한 반면, ESS 전지 부문은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 대응을 본격화하여 두 배 이상의 출하 성장을 기반으로 매출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LG엔솔 요약 손익계산서(그림 출처: LG에너지솔루션)
이창실 LG엔솔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성과와 변화된 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조정된 가이던스 업데이트 내용을 발표하며 긍정적인 소식과 함께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이 CFO는 “LG엔솔은 국내 최초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케미스트리 다변화 노력이 수주로 이어졌다”며 “파우치형 배터리로는 최초로 셀투팩(CTP)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을 통해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럽 지역에서 차별화된 기술이 인정받았다는 것이 큰 의미로 다가온다”고 전했다.
이번 계약으로 2025년 말부터 폴란드 공장에서 양산해 5년 간 보급형 전기차 약 59만대 물량에 이르는 39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소재 현대차그룹과의 JV를 지난 4월부터 성공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고, 현재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 출하하고 있다.
LG엔솔은 해당 JV를 아시아의 신규 생산 거점으로 하여, 아시아 EV 시장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을 밟아 나갈 예정이다.
지난 5월 한화 큐셀과 4.8GWh 규모의 전력망용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ESS 사업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전력망 프로젝트에서 LG엔솔은 단순 배터리 제품만 아니라 시스템 인티그레이션을 포함한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2024년 하반기부터 NCM 기반 제품을 공급하고, 향후 LFP 제품으로 전환하여 가격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공급망과 관련하여 호주 리튬 광산 업체인 라이언타운과 2024년 말부터 향후 15년간 고품질 리튬 정광 175만톤을 공급받을 수 있는 장기 구매 계약을 맺었고, 전환 사채 투자 계약을 체결하여 IRA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는 원재료를 확보함과 동시에 경쟁력 있는 광산 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강화했다.
R&D 측면에서 LG엔솔은 원하는 성능 요건을 입력하면 최적의 배터리 셀 설계안을 하루만에 도출하는 ‘최적 셀 설계 AI 추천 모형’을 개발했다.
셀 설계 기간을 대폭 단축하여 빠른 고객 대응 및 제품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ADI와 별도의 장치 없이도 셀 내부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개발 협약을 맺어 차별화된 BMS 역량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재무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금리로 Global Green Bond를 포함 20억달러에 이르는 외화 사채를 발행해 신규 증설과 R&D 투자 등 미래 준비를 위한 자금을 적기에 확보했다.
이창실 CFO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성장 방향성이 바뀐 것은 아니나, 고금리 트렌드 장기화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에 대해서 주요 OEM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 강도가 예상보다 높고, 미국 대선과 같은 정치적 이벤트가 가까워짐에 따라 대외 변동성이 확대되어 금년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연초 기대치에 못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털어놓았다.
▲2024년 하반기 전기차 및 수산화리튬 시장 전망(그림 출처: LG에너지솔루션)
당초 전년대비 20% 중반대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 기대되었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20% 초반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OEM들의 전동화 전략 변화가 가장 큰 북미 시장의 24년 EV 성장률은 기존 30% 중반에서20% 초반 수준으로 변화의 폭이 가장 크며, 유럽 시장역시 20% 초반에서 10% 중반으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글로벌 배터리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제품 가격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수산화리튬 가격 역시 2024년 상반기 kg 당 20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14달러 이하로 형성이 되어있고,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하반기 배터리 가격 또한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예상보다 큰 폭의 출하 성장 둔화와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영향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2024년 매출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는 북미와 유럽의 신차 출시에 따른 수요 증가로 상반기 대비 의미 있는 성장이 있을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또한 ESS 사업의 매출 확대도 기대된다.
LG엔솔은 하반기 오퍼레이션 효율성과 투자 유연성을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맞추어 발빠르게 대처하는 것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창실 CFO는 전방 수요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전략적 우선순위를 철저히 고려해 신규 캐파의 확장 속도 조절과 함께 필요시에는 증설 규모를 축소하는 것도 검토 중에 있으며 ESS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이나 신규 제품 생산을 위한 라인 전환을 추진하여 기 확보되어 있는 각 생산 거점 별 캐파 가동률을 최대한 높일 것이라 발표했다.
▲LG엔솔 2024년 하반기 주요 과제(그림 출처: LG에너지솔루션)
이처럼 오퍼레이션 효율화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최적화하여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
제품과 기술의 압도적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적시에 신규 제품을 출시하고 미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한다.
제품 측면에서는 원통형 4680 제품이 2024년 하반기 오창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생산을 시작한 ESS LFP 제품 또한 북미와 유럽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 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도 건식 전극 공정의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2028년에는 양산 라인에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또한 경쟁 우위를 갖춘 제품을 바탕으로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나갈 것이다.
EV 향 파우치 제품에서는 여러 고객사들과 LFP 및 고전압 미드 니켈 NCM 등의 보급형 제품 수주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46-시리즈 또한 EV 스타트업, 메이저 OEM들의 높은 관심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2차전지, 전기전자 분야 애널리스트는 7월15일 발간한 ‘2차전지 weekly 투자전략서’에서 “2분기 실적은 저조했으나 ESS와 유럽 소형+EV를 제외한 미국향 소형원통형 공급량 및 EV 얼티엄셀즈 가동률은 견조했다”며 “현대차와의 JV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공급하는 EV3향 배터리 공급 확대도 기대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