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공유경제가 최근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by-Wire 시스템과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들이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목적기반차량(Purpose Built Vehicle, 이하 PBV)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기아 PBV 라인업(그림 출처: 현대차그룹)
2024년 기점 현대차·CATL 등 by-Wire·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상용화 진행 예정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車 상부 구조 설계적 제약 완화…공간 자유로운 배치 가능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공유경제가 최근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by-Wire 시스템과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들이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목적기반차량(Purpose Built Vehicle, 이하 PBV)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PBV의 잠재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by-Wire 및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의 상용화를 토대로 PBV 시장도 빠르게 개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2010년대 후반 Uber 등 업체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승차공유서비스용 PBV까지 시장이 확장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공급자 관점에서는 각 PBV 시장이 매우 협소한 시장을 형성하는 것에 반해 승차공유서비스용 PBV는 규모 있는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며, 이에 따라 승객 중심의 최적화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수반되는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 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던 PBV는 전세계를 휩쓴 COVID-19로 인해 공유경제의 후퇴와 함께 잠잠해졌으나 최근 전기 PBV의 경제성을 높이는 기술이 상용화됨에 따라 다시 한번 눈길을 끌고 있다.
조향(Steer-by-Wire), 제동(Brake-by-Wire) 등에서 기계적 연결을 전기적 구성요소로 대체하는 기술인 by-Wire 시스템과 주행 관련 서브 시스템을 모듈화하여 차체 하부 또는 차대에 통합하는 기술인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어 PBV가 더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이호 책임연구원은 전망했다.
하중 분포 조정, 구조 강성 확보 등의 제약은 여전히 존재하나 개념적으로는 주행 관련 시스템이 차량의 상부 구조에 가하는 설계적인 제약이 크게 완화되기 때문에 승객 및 화물 공간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동일 하부 시스템을 여러 모델에 적용하면 부품 공용화를 통한 비용 절감을 통해 다양한 상부 공간 실현에 따른 비용 증가를 상쇄할 수 있다.
상부 공간의 모듈화까지 병행되는 경우 승객용 PBV는 승객 공간의 노후화, 진부화도 완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5년 정도 운영을 하는 경우 내부 공간의 노후화 또는 진부화로 선호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상부 공간 일부만 개별적으로 쉽게 교체할 수 있어 적은 비용으로 노후화, 진부화 완화 가능하다는 특장점이 있다.
또한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한 허들이 낮아지면서 수요가 상대적으로 두텁지 않은 특정 용도의 PBV 또는 중·소규모 사업자에 적합한 PBV 등도 속속 등장할 것이라 예상된다.
이호 책임연구원은 종전에는 높은 성장으로 빠르게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승차공유업체 또는 대규모 화물업체가 PBV 도입 대상이었다면 중·소규모 화물 사업자 등에도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감을 나타냈다.
2024년을 기점으로 주요 업체에서 by-Wire 및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의 상용화를 진행할 예정이기에 PBV 시장도 빠르게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CATL은 by-Wire 시스템을 구현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CIIC(CATL Integrated Intelligent Chassis)를 올해 3분기부터 양산할 예정으로 中 언론은 Neta 등에서 CIIC 기반 차량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CATL에 따르면 주행거리 1,000km, 전비 9.5km/kWh 등의 사양 보유하고 있으나 CIIC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된 바가 없으며 사양의 자세한 가정(상부 구조물의 형태, 무게 등)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해석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그룹이 CES 2024에서 공개한 기아 PV5는 현대모비스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e-CCPM(Electric Complete Chassis Platform Module)를 탑재하여 2025년 출시 예정이다.
Toyota의경우에는 2020년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인 e-Palette를 공개한 바 있으며, 2024년 말까지 Steer-by-Wire를 동사 전기차(Toyota bZ4x, Lexus RZ)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전기구동 시스템을 차량 바퀴 내부에 통합한 in-wheel motor 시스템 등이 상용화되면 공간 설계의 자유도를 한층 높일 수 있어 더욱 다양한 형태의 PBV가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새롭게 적용되는 기술에 대한 사용자의 보수적인 태도와 함께 PBV 개념 도입에 따라 일부사업모델 상의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은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
PBV는 맞춤형 제품으로 최적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라 일정 기간을 활용한 이후 동일 수요를 가진 다른 주체를 물색하고 매각하기 어렵고, 이에 따라 최초 사용자가 차량을 장기적·안정적으로 운영하여야 하므로 차량에 대한 검증 및 신뢰성 등에 더욱 엄격한 기준을 요구할 유인이 있다.
이러한 점은 조향, 제동 등 안전과 직결되는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사용자의 보수적인 태도와 합쳐져서 by-Wire 시스템 및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반 PBV 채택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논의되는 PBV의 개념이 원활하게 확산되기 위해서는 안전성·안정성 등에 대한 사용자의 신뢰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