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BYD가 전기차 세그먼트 공백을 선점하며 글로벌 확장에 착수하였으나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 등으로 한계에 부딪힐 수 있으며 3년 이내에 성장 전략의 유효성이 검증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시장·브랜드 다양화 글로벌 시장 기반 확보
물량·속도전 바탕 가격 해결…브랜드 이미지는 아직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BYD가 전기차 세그먼트 공백을 선점하며 글로벌 확장에 착수하였으나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 등으로 한계에 부딪힐 수 있으며 3년 이내에 성장 전략의 유효성이 검증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미래모빌리티사업단 책임연구원과 임현진 산업분석실 선임연구원은 ‘BYD 글로벌 확장 전략의 명과 암’을 주제로 펴낸 산업분석 Vol.133에서 BYD가 가진 구조적인 가격 우위와 양호한 재무 여건, 우수한 제품 포트폴리오 등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한계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전했다.
내수를 바탕으로 급성장한 BYD는 전기차 세그먼트 공백을 선점하며 글로벌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2022년 전기차(BEV+PHEV)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한 BYD는 연간 전기차 판매 대수가 2023년 288.1만대로 전년 대비 58.5% 증가하였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글로벌 판매 대수에서 테슬라와 대등한 실적을 기록했다.
분석 기관별로 집계 기준이 상이하나 BYD는 2023년 4분기 48만 ~ 52만6,000대, 테슬라는 48만5,000대 가량으로 집계됐다.
BYD의 2023년 전체 전기차 판매 대수 288만1,000여대 중 96.1%가 중국 내수 판매로, 중국 내수 완성차 판매량 1위를 달성하였으나 해외 판매 비중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글로벌 BEV 시장에서 BYD는 가격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C 세그먼트와 중가 이하의 공백을 채워나갔다.
BYD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C 세그먼트 모델인 Atto 3와 B 세그먼트인 Dolphin 등 C 세그먼트 이하 BEV들을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여 해외 시장에 침투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BYD의 전기 승용차 판매 추이 및 2023년 대표 수출 모델(그림 출처: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분석 Vol.133)
이러한 전략으로 2023년 Atto 3 모델 7만3,000여대 Dolphin 2만대 등의 해외판매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이 전략은 자체 부품 조달 중국 내 생산을 통한 조립비용 최소화 등 가격 우위에 힘입은 것으로 여타 완성차 기업이 수익성 한계로 라인업 확장에 분투하는 가운데 BYD의 강점을 보여준 사례다.
최근 BYD는 시장과 브랜드 다양화로 글로벌 시장 지배를 위한 기반을 확보 중이다.
BYD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기 위해 2024년 태국에서 첫 현지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브라질, 헝가리, 멕시코 등에서도 완성차 생산시설 확보를 추진한다.
저가이면서 소형 전기차 모델이 부족한 상황에서 BYD는 동남아, 중남미 등에서 총 소유비용(TCO) 우위를 바탕으로 내연차의 교체 수요를 흡수하며 신흥 시장 성장 점령에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태국에서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 후 태국 완성차 점유율을 2022년 0.04%에서 지난해 3.6%까지 끌어올린 것에서 이 전략에 대한 확신을 가진 것으로 이호중 책임연구원과 임현진 선임연구원은 판단했다.
BYD는 중국과 비교적 우호적인 국가에서 현지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전략은 선진국 및 일부 신흥국의 중국 견제 정책에 따르는 각종 무역 장벽을 회피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다양화 측면에서 보면 BYD는 그간 ‘Ocean’ 시리즈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의 대중적인 전기차 수요에 집중해왔으나 최근 고가 및 초고가 서브 브랜드 및 전문 전기차 브랜드를 육성하고 시장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합작으로 출발한 고가 브랜드인 ‘Denza’, 초고가 브랜드 ‘Yangwang’과 SUV 및 픽업트럭 중심 브랜드인 ‘Fangchengbao’ 등은 내수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2024년 Denza의 일부 모델은 수출도 예고하고 있다.
BYD가 기존 전략을 지속하는 데에는 가격, 재무, 제품에서의 우위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가격면에서는 배터리 등 부품 조달의 수직적 통합, 독자 개발한 차량 아키텍처 등 구조적인 우위로 저비용 생산이 가능하다.
재무 부문에서 BYD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중국 내수 1위 완성차 기업의 지위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이 확보되어 있다.
BYD의 잠정 공시에 따르면 자동차, 배터리, 전자기기 사업을 포함한 2023년도 순이익은 약 40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약 74.5 ~ 86.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품면에서도 빠른 개발 속도를 바탕으로 우수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여 시장 변화에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며 PHEV에도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대중화가 어려운 지역에서의 판매량 증대가 용이하다.
이호중 책임연구원과 임현진 선임연구원은 불확실한 대외 여건 그간의 발전 궤적에 종속된 브랜드의 한계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외적으로는 공급망 규제, 노동 여건 등으로 중국 외 시장에서 일부 우위 요소를 상실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중국산 전기차의 대표 격인 BYD를 주요 타겟으로 미국과 EU 등이 배터리 및 희소 광물에 대한 규제, 핵심 부품의 원산지 규제 등을 강화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특유의 경쟁력이 희석될 수 있다.
또한 BYD가 해외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 숙련도 대비 낮은 인건비 등 중국 특유의 생산 이점을 활용하기 어려워지며 국가별로 상이한 근로 조건 조직 문화로 인한 경영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대중화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한 발전 궤적으로 인해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가 부재한 상태인 점도 한계로 꼽힌다.
BYD는 중국 내의 우호적 환경에서 특유의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물량, 속도전에서 성과를 거두고 타사에 앞서 가격 측면의 난제를 해결해 왔으나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전략은 유보해 온 측면이 존재한다.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의 문턱을 넘어서면 기업의 공급 역량만큼이나 소비자 선호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는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 선호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확고한 이미지가 부재한 BYD의 브랜드의 한계점은 일부 현실화되고 있는데 영연방 국가 중심으로 나름의 헤리티지를 보유한 MG를 내세운 SAIC(상해기차) 대비 유럽 내 전기차 판매가 열위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완성차 기업 중 BYD의 브랜드 가치 순위 및 Google 검색에서의 상대적 빈도(그림 출처: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분석 Vol.133)
여타 기업과 실질적으로 격돌하는 2 ~ 3년 이내에 성장 전략의 유효성이 검증될 전망이다.
그간 BYD는 중국이라는 특수한 여건 하에서, 혹은 여타 완성차 기업이 공략하지 못한 세그먼트를 중심으로 급성장한 것이 현실이며 글로벌 무대에서 동급 제품 간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것은 아니다.
주요 완성차 기업의 로드맵을 고려하면 향후 2 ~ 3년 내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BYD의 성장전략도 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호중 책임연구원과 임현진 선임연구원은 BYD는 판매량 측면에서는 보다 성장하여 수년 내에 메이저 완성차 그룹의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되나 장기적으로도 같은 성장세를 이어나가며 미래 자동차 업계의 판도를 좌우할만한 위상을 획득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