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산업에서 2025년 새해도 AI는 여전히 핵심 키워드로 강조된다. 가전·IT 디바이스 제조사들은 AI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며 ‘AI 에이전트’, ‘AI 홈’, ‘개인화된 AI’ 등 AI 앞뒤로 특성화된 정체성을 표방했다.

CES 2025를 통해 LG, 삼성은 AI 홈 시장 입지를 차지하고자 하는 행보를 보인 가운데 향후 관련 시장 격돌이 예상된다.

■ LG의 공감 지능 슬로건, AI 홈 시장 겨냥 LG전자는 전세계 수많은 가전, 홈 IoT, 냉난방 공조, IT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들의 편의를 강화하는 AI 기능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G는 ‘공감지능’을 AI 슬로건의 첫머리로 강조하는 동시에 “AI는 사용자를 이해하는 기술을 넘어서 배려하는 기술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LG는 전세계 LG 디바이스와 서비스에서 수집된 다차원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AI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LG는 AI 가전과 AIoT를 바탕으로 집·자동차·상업/제조 공간에서 가상 공간에 이르기까지 AI를 일상 공간에 투입시킬 계획이다. 이를 실현하는 LG의 야심작은 지난해 하반기 공개한 AI 에이전트 퓨론(FURON)이다. 

조주완 CEO는 CES 2025에서 “퓨론은 지능형 센싱과 멀티모달 기반의 맥락 이해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AI 기반 공간의 미래를 만들어나갈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거대언어모델을 탑재한 AI 에이전트는 스마트홈 분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LG는 프로젝트 Q9을 통해 이동형 AI홈 허브, 즉 가정용 AI 로봇을 개발했다. Q9은 유럽 IFA 2024에서 첫선을 보인 자율주행형 AI 로봇으로 AI 홈의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 퓨론을 탑재한 Q9은 멀티모달 센싱과 각종 가전의 센싱 데이터를 취합해 사용자의 초개인화 집사로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홈 시장의 흥행은 향후 AI 개발 생태계가 얼마나 활성화되는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AI 로봇 Q9 SDK 공개에 이어 LG 스마트 솔루션 API 개발자 사이트를 최근 오픈해 글로벌 오픈 스마트홈 커뮤니티에 ThinQ API를 지원하는 등 AI 홈 구현을 위한 개방형 생태계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 삼성도 AI 로봇·홈 공세, 보안 강조 ‘유출’ 우려 불식
삼성전자는 지난 6일 CES 2025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초개인화된 사용자 맞춤형 ‘홈 AI’ 비전을 공개했다. LG와 마찬가지로 각종 멀티모달 센싱인 스마트싱스 엠비언트 센싱’을 제품에 적용해 연결된 기기에서 취합되는 기기 사용 패턴을 비롯한 주변 움직임과 소리까지도 감지·분석한다. 이를 통해 △집안 정보 요약 △조치가 필요한 상황 알림 △기기 제어 제안 등을 할 수 있다.

홈 AI에 적용된 AI 음성 인식 ‘빅스비’는 가족 구성원 간 목소리를 구별할 수 있어 개개인별 초개인화 서비스 및 맞춤형 제안이 가능해졌다. 또한 ‘삼성 비전 AI’가 적용된 TV 신제품은 △시청 중인 콘텐츠를 클릭해 정보 찾는 ‘클릭 투 서치’ △실시간 번역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한 ‘생성형 배경화면’ 등 신규 기능을 탑재했다.

삼성은 CES 2024에서 공개한 적 있는 가정용 AI 로봇 제품 ‘볼리’를 올해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CES 2025에서 밝혀 이목을 끌었다. 2020년 최초 공개한 볼리는 노란색 공 모양의 외형을 가진 AI 홈 비서 역할로 활용이 기대되는 가전 로봇이다.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인식해 가전제품의 전원과 작동 제어 등을 수행할 수 있으며, 멀티모달 센싱을 통해 장애물 회피 및 집안 모니터링 등의 작업 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응용 프로그램 발전에 따라 AI 에이전트로의 역할 수행이 기대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Home AI’의 궁극적인 방향에 대해, “일일이 설정하지 않아도 연결된 기기들이 상황에 맞는 기능을 수행해 시간을 아껴주고, 에너지를 절약해 환경까지 보호해 주며, 나와 내 가족 및 반려동물까지 케어해 주는 것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CES 2025에서 LG와 차별화되는 삼성의 강조점은 ‘AI 보안’에 있었다. 삼성은 발표 서두에 ‘삼성 녹스(Knox)’를 강조하며 가전과 디바이스에서 민감 데이터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품간 연결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등 우려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Home AI 구현에는 보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서, 민감한 개인정보를 별도 하드웨어 보안 칩에 저장하거나 블록 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을 도입해 외부 위협을 차단하는 등 개인정보보호 안정성 강화를 도모했다.

■ 中 기업 AI 홈·로봇 맹추격, 실험적 제품 눈길
이번 CES 2025에서 주목 받은 제품 가운데 로봇팔을 탑재한 로봇 청소기가 있다. 중국의 대표 로봇청소기 기업 로보락은 세계 최초 5축 접이식 로봇 팔 ‘옴니그립’을 탑재한 청소기 ‘사로스(Saros) Z70’을 출품해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로봇 팔은 양말, 수건, 샌들 등 최대 300그램 이하의 가변운 물건을 들어 옮길 수 있으며, 1차 청소 시 물건들을 감지해 2차 청소 단계에서 가벼운 물건들을 치우면서 공간을 청소할 수 있다. 로봇팔 청소기 신제품의 등장은 로보락의 새로운 가능성과 혁신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하이센스와 TCL 등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초대형 TV 신제품을 공개하며 중국의 초대형 패널 기술력과 고화질 장점을 어필한 반면, AI 기능 등은 크게 강조하지 않았다. 다만 가정용 AI 로봇 ‘에이미’ 시연을 부스에서 공개하며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하드웨어 성능 면에서 선도기업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다음 스텝으로 AI 홈 시장까지 내다보면서 내년 AI 홈·로봇에서 AI 응용 앱 개발 등 본격적인 선점 경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