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해 3,000만대 이상의 자동차 생산량을 기록하며 15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자동차 수출도 491만대를 마크하며 일본을 따돌리고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 경제 시스템·거대 내수시장·초기 시장 선점 결과, 두 가지 관점 병존
2024년 1월 ~ 6월 BYD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157만대 ↑·점유율 21%
테슬라 인도량 83만대·점유율 11.6%…전년 동기 比 6만대 ↓· 3.4%p ↓
중국 전기차 산업의 질주가 멈추지 않는 가운데, 경쟁력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두고 다양한 관점이 제시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3,000만대 이상의 자동차 생산량을 기록하며 15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자동차 수출도 491만대를 마크하며 일본을 따돌리고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배터리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신에너지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960만대로 전체 자동차 생산량 증가에 일조했다.
중국이 자동차 수출계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일본을 제친 데에는 러시아로의 수출 증가와 전기차를 필두로 한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일본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빠르게 침투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2024년도 중국의 전기차 기업들의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SNE리서치가 8일 펴낸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6월 주요 그룹별 전기차 판매 대수를 살펴보면 BYD가 전년 동기 대비 24.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이어갔다.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자료 출처: SNE리서치)
BYD의 2024년 1월부터 6월까지의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은 157만대를 넘어섰으며 점유율은 21%로 지난해보다 0.5%p 늘렸다.
BYD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세그먼트와 Denza(腾势), Yangwang(仰望)과 같은 서브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며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BYD는 유럽, 아세안 5국, 남미 등 현지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속도가 늦은 지역에 대해 가격 경쟁력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미국과 유럽 같은 지역은 관세장벽이 없는 국가에서 현지 생산 시설을 구축하여 관세장벽을 우회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BYD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제외한 순수전기차(BEV)의 판매량은 약 69.7만대로 BEV 비율이 100%인 테슬라의 판매량까지 넘보고 있다.
중국 전기차 산업은 현재 유럽과 미국의 관세를 앞세운 견제와 맞서는 중이다.
두 대륙에서 중국을 견제할 만도 한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적이 좋지 않다.
테슬라의 2024년 1월부터 6월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은 83만대(전년 동기 대비 6만대 감소), 점유율은 11.6%(전년 동기 대비 3.4%p 하락)이며, 6.6% 역성장했다.
유럽의 대표적인 완성차 기업인 폭스바겐과 BMW, 메르세데스 벤츠도 힘을 못 쓰고 있다.
2024년 1월부터 6월 점유율에서 폭스바겐은 6.3%, BMW는 3.4%, 벤츠는 2.8%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저조한 성적에 미국은 지난 5월 중국산 전기차의 관세를 25%에서 100%로 올리겠다는 정책을 내세우며 강한 견제에 나섰으며 유럽은 7월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7%에 달하는 잠정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발표했다.
중국 전기차가 전통의 자동차 기업들을 누를 수 있었던 이유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이다.
이호 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 7월2일 ‘글로벌 완성차사의 對中 협력 변화’ 보고서에서 중국 자동차 산업 경쟁력, 특히 가격 경쟁력의 원천을 두 가지 관점으로 바라보며 이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호 책임연구원은 ‘국가 자본주의’로 불리는 중국 특유의 경제 시스템이 첫 번째 관점, 거대한 내수시장과 이를 이용하여 초기 전기차 시장을 선점한 결과로 보는 두 번째 관점이 병존한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 관점처럼 경쟁력 원천을 중국 정부의 막대한 공식, 비공식적 보조금(누적지원금 320조원 추정), 낮은 생산 비용 같은 요인으로 보는 경우, 생산 등 주요 기능이 중국 내에 위치하여야 유효하기 때문에 최근 미국, 유럽 등에서 추진 중인 관세 인상이 중국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두 번째 관점처럼 초기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며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 경쟁을 통해 확보한 낮은 원가 등으로 바라본다면, 관세와 같은 견제 조치의 효과는 위보다 미미할 수 있다.
산업 전체적으로는 여러 효과가 혼재된 가운데 국유 및 레거시 기업은 첫 번째 관점, 레거시 기업이 아닌 경우(비 레거시 기업) 두 번째 관점의 설명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중국은 꽌시(关系)라고 불리는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높아 국유 기업이나 오랜 시간 정부와 관계를 맺은 기업들과 비교해 비 레거시 기업은 새롭게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야 하는 불리점을 가지고 있어 관계 기반 경쟁전략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비 레거시 기업도 전략에 따라 예외적인 경우가 발생하는데, 예를 들어 BYD는 가치사슬 전반의 내재화 및 중국 내 낮은 인건비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노동집약적 생산을 추구하고 있어 중국 외에서 생산 등 주요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이호 책임연구원은 분석했다.
▲스텔란티스와 르노의 중국 협력 사례(자료 출처: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분석 Vol.137)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10월 15억유로(약 2조2,000억원)를 투자해 중국의 Leapmotor 지분의 21%를 매입하고 파트너십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5월 합작 회사를 설립하고 유럽에서 전기차를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이호 책임연구원은 “두 기업의 협력이 구체적 성과를 창출할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나 중간 과정의 성과를 주시한다면 중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원천을 가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단기적으로 중국 전기차 산업에서 경쟁이 지속되면서 자금난에 직면할 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타 글로벌 기업도 양사의 협력 등의 사례를 참고하여 자금난을 겪는 기업 중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모색하는 사례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